투쟁은 함께, 결과는 빈손
투쟁은 함께, 결과는 빈손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1.03.25 11:05
  • 수정 2011-03-25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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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나가려면 남성 협박 감수”
개헌에 가족법 개정·여성인권 포함돼야

 

이집트의 민주화 봉기 당시 수많은 여성이 타흐리르 광장으로 뛰쳐나와 독재 타도를 외쳤다. 그러나 민주화 혁명이 성공하고 성평등 기조가 후퇴한 지금, 오히려 이들 여성의 새로운 투쟁이 시작되고 있다.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이집트의 민주화 봉기 당시 수많은 여성이 타흐리르 광장으로 뛰쳐나와 독재 타도를 외쳤다. 그러나 민주화 혁명이 성공하고 성평등 기조가 후퇴한 지금, 오히려 이들 여성의 새로운 투쟁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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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집트여성’(Women Of Egypt) 페이스북
103번째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지난 3월 8일, 이집트 민주화의 상징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남녀평등과 성폭력 근절을 요구하며 행진을 벌이던 수백 명의 여성이 남성들의 폭력에 의해 광장 밖으로 쫓겨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불과 두 달여 전 타흐리르 광장에서 남성과 여성이 나란히 서서 독재 타도를 외치던 광경과는 정반대다. 이렇게 이집트 여권 신장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타흐리르 광장은 현재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성평등 기조가 후퇴함에 따라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이후 새로운 국가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이집트의 역사가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인권기구인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의 중동·북아프리카 여권 연구원 나디아 칼리프는 14일 인터넷 여성언론 ‘위민즈이뉴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남성들이 점령한 이집트 과도 정부는 과거로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벌어진 이집트 여성들의 행진은 하루 전 7일 발표된 이집트 새 내각에 여성이 전무하다는 사실에 분노한 여성들에 의해 시작됐다. 칼리프에 따르면 “새 헌법 제정을 위한 ‘헌법개정위원회’(개헌위원회)나 새 내각에 여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일부 여성 단체들이 여성의 전면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특별위원회 설치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군 최고위원회는 새 정부 수립 과정에서 여성들을 철저히 배제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집트 선거가 시작되면 여성 후보의 정치 진출 독려는 더욱 중요해지겠지만 현재 입후보를 계획하는 여성들은 남성들의 협박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 옥스퍼드 대학 박사과정에서 이집트법을 전공하는 마르와 샤라프 엘-딘은 알자지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시위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부에 이집트 국민의 절반이 여성이며 새로운 이집트를 위한 의사 결정에 여성이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랫동안 온라인상에서 여권운동을 벌여온 남성 활동가 알람 와세프는 “새 총리가 여성의 역할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지만 현재 정부가 하는 방식은 ‘우리 남성들이 중요한 일을 하는 동안 너희 여성들은 소규모 커뮤니티를 가지는 것을 허락한다’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유엔 또한 이런 위급한 시기에 여성들의 역할을 인정하고 정치적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이 개정 헌법에 포함돼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여기에는 여성들이 자유롭게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고 정당 활동에 참여하며 정책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나디아 칼리프는 “개헌 과정에서 결혼, 이혼, 후견인제도, 상속 등에서 여성들에게 차별적인 현 가족법 조항의 폐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범죄로 규정하는 조항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여성 건강을 해치는 여성 할례의 전격적 금지도 시급한 문제다.

그는 “여성의 동등한 참여는 이집트 민주화를 위해 필수 사항”이라며 “시위 현장에서 사람들을 선동했던 노래 ‘허리아 허리아’(hurria:자유)는 모두를 위한 자유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과거 무바라크 정부는 하원이 64석을 ‘여성’ 의석으로 할당하는 등 여성의 정치참여를 위한 몇 가지 조치를 단행한 바 있지만 보수파에 밀려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지난 1월 발표된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이집트의 남녀평등 수준은 134개국 가운데 125위이며 2010년 454석의 의회에서 여성 의석은 8석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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