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자 1% 정책 못 믿겠다…
사교육체 제휴 유혹도 다 물리쳐”
‘국자인’ 이미애(50·사진) 대표는 ‘대치동 엄마’다. 결혼 후 ‘사교육 1번지’ 대치동에서만 살았다. 12년간 학원 강사로 일했던 그는 2006년 고2 아들의 대입을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인터넷 카페를 오픈한 것이 이때쯤이다. 이런 이력으로 더욱 관심이 가는 그와 8일 오후에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페 취지는.
“처음엔 아들을 대학에 보내는 과정에서 얻은 비교과 정보를 모아놓았다. 학교에선 잘 안 가르쳐주니까 직접 정보를 찾아야 했다. 직장맘일 때 참 벽을 많이 느꼈다. 직장맘의 한계를 혼자 극복하려니 힘들었다. 나름 죽을힘을 다해 이겨냈다. 내 아이 입시가 끝났다고 뒤돌아서서 가야 할까. 입시를 마친 선배 엄마들이 정보를 남기고 노하우를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자인의 모토가 ‘배워서 남 주자’이다.”
-회원이 4만6000명에 이른다.
“사실 국자인은 입시 카페만은 아니다. 봉사 나눔도 활발하다. 교육에 목숨을 건 욕심 많은 엄마들이 모여 대입 정보를 공유한다는 사회의 단편적인 시각에 당황했다. 우린 평범한 엄마들이다. 매달 2만원씩 회비를 내는 회원은 67명뿐이다. 자발적으로 내는 회비로 사랑방을 운영한다. 회원은 주로 초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와 학생들이다. 입학식 날 교장선생님이 말해줘 가입했다는 엄마들도 있고, 교사 엄마들도 많다.”
-정보를 올려야만 회원 자격이 유지된다는데.
“활동을 열심히 안 하면 등급이 올라가지 않고 강등되기도 한다. 정보를 받기만 하는 회원은 이기적이라고 본다. 그래서 ‘청정카페’가 됐다. 쓸모없는 정보가 거의 안 올라온다. 사교육 업체들이 제휴하자며 유혹을 많이 한다. 우린 돈 벌기 위한 카페가 아니다. 사교육 업체에 묶이는 게 싫다. 자유롭고 싶어 학원 홍보 배너도 만들지 않았다.”
-대학과 정부에 바라는 점은.
“수능 영역별 만점자 1% 정책도 엄마들은 못 믿는다. 정부 정책이 수시로 바뀌니까. 사교육뿐 아니라 대학도 엄마들 지갑이 ‘투명 지갑’인 줄 안다. 입시전형이 3600개다. 다빈치 전형 같은 이상한 이름도 많다. 입학전형이 간소해져야 한다. 고교 진학부터 대학 입학까지 3년은 쭉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전형이 나와야 엄마들이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엄마가 왜 공부해야 하나.
“아이가 아프지 않은데 이 약, 저 약 먹이면 멀쩡한 아이가 오히려 아프게 된다. 또 사교육을 시킨 시간과 돈에 비례해 아이의 성적이 팍팍 올라간다는 생각도 착각이다. 엄마가 공부하면 교육 정보를 걸러내는 눈을 키울 수 있다. 좋은 학원도 판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