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성상납 사건’이 남긴 것
‘장자연 성상납 사건’이 남긴 것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승인 2011.03.11 10:12
  • 수정 2011-03-11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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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에 대한 이중 잣대가 문제
2월 1일자로 필자가 근무 중인 학교에서 양성평등문화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주요 업무는 교수와 직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예방 교육과 교내에서 성폭력·성희롱 사건이 생겼을 때 대응하는 일이다.

학기 초 이뤄지는 성폭력 예방 교육에 대해 지금까지 건성으로 임하다가 이제는 상세 내용까지 살펴보니, 새삼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어떤 교육이든 사실 피교육자의 필요가 교육 효과 발생에 중요한 요건이 된다. 허나 성폭력 예방 교육은 특이하게도 교육받는 이들의 수요와는 관계없이 집행돼야 하는 교육이다 보니 내실을 기하기 어렵다. 특히 교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방 교육은 직원이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보다 더 어렵다.

아마 두 가지 이유 때문인 것 같다. 우선 평균 연령이 높아 양성평등 인식도 자체가 차이 난다는 점과 고학력자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교육 재료의 전문성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식상한 내용을 거부감 있는 피교육자에게 전달하는 데서 오는 부담감이 교육을 해야 하는 당사자나 담당 부서가 겪는 어려움이다. 

최근 재판 기록을 통해 2009년 3월 자살한 한 탤런트에게 성 접대를 강요한 자들에 대한 명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인터넷은 명단에 오른 자들의 정보를 공개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명단에 오른 대부분의 인물들은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이들이라 더욱 놀랍다. 물론 경찰은 비등한 여론에 떠밀려 재수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피해자가 사망한 상황에서, 유일한 증거물인 친필 편지의 진위 여부조차 밝히는 일도 쉽지 않아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다.

애초 경찰이 ‘장자연 문건’을 수사에 참조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검찰은 결국 3개월여의 시간을 소요한 채 전 소속사 대표 등 2명만을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성 매수 의심 인사들은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재판 결과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풀려나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 언론에 의해 언급된 ‘성 접대자’ 명단은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아무리 따져봐도 현재로서는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재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여론의 실체는 뭘까. 그것은 아마도 여론재판을 통해 일부 지도층의 부도덕성에 대한 고발이 목적이라고 판단된다. 법률적으로 처벌이 불가능한 사안에 대해 시민사회는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고, 이 같은 판단의 결과가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이리라. 장씨 사건을 보는 시민사회의 입장은 성상납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던 검찰보다 성폭력 예방 교육에 무성의한 지식인들보다 더 단호하고도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장씨에게 씌워졌던 굴레는 틀림없는 범죄이며 성 상납을 강요한 자들은 어떤 형태로든 처벌받아 마땅한 파렴치한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은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며, 장씨에게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발생했다. 물론 자살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아니다. 그러나 허약한 인간으로서 불가피한 대안이었을 것이며 이제 와서 빗나가 버린 결과를 돌이키기도 어렵다.

우리는 이 사건을 계기로 성 매수가 얼마나 은밀하게, 그리고 반인륜적으로 만연되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 같은 불법행위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도 상당히 성숙했음을 인지해야 한다. 마치 이중인격처럼 성매매를 보는 입장이 제각각인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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