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국책연구기관장 중 유일한 여성

 

이인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은 “한국과학기술원이 ‘신약’을 특성화해 세계적 기관으로 도약한 것처럼 21세기 유망 산업인 ‘뇌’를 특성화해 나갈 것”이라며 “내년 3월 대학원 개교를 계기로 과학기술 연구 중심 대학이자 영남권 연구개발(R&D) 성장 거점 기관으로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osage for cialis sexual dysfunction diabetes cialis prescription dosage
이인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은 “한국과학기술원이 ‘신약’을 특성화해 세계적 기관으로 도약한 것처럼 21세기 유망 산업인 ‘뇌’를 특성화해 나갈 것”이라며 “내년 3월 대학원 개교를 계기로 과학기술 연구 중심 대학이자 영남권 연구개발(R&D) 성장 거점 기관으로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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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이인선(51)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DGIST, 디지스트)은 요즘 고교 특강을 많이 다닌다. 내년 대학원 개교를 앞둔 디지스트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만큼 유명세를 타진 않았지만 디지스트는 카이스트, 광주과학기술원과 함께 ‘리서치 트라이앵글’을 이루는 교육과학기술부 3대 연구 거점 기관이다. 2004년 대구·경북의 유일한 국책연구기관으로 문을 열었다.

후발주자인 디지스트가 최근 언론에 부쩍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세계적 연구 중심 대학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어서다. 내년 석·박사 과정에 이어 이르면 2013년 학부과정이 개설된다.

여성계가 이 원장을 주목하는 것은 남다른 위상 때문이다. 그는 과학계 국책연구기관장 중 유일한 여성이다. 보수색 짙기로 유명한 대구·경북에서 보기 드문 여성 수장이다. 해외 유학파를 선호하는 학계에서 지방 사립대 출신의 국내파라는 점도 눈에 띈다. 2007년 2대 원장에 취임한 후 지난 8월 우여곡절 끝에 임기가 연장된 이 원장을 8일 만났다. 남성들의 텃밭에서 여성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해 왔는지 묻자, “다들 ‘제대로 못 할 것’이라고 하기에 자존심 걸고 일했다”며 웃었다.

“2001년 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연구센터장이 될 때도 그랬다. 연구 능력은 100점이지만 학과장도 안 해본 행정능력 0점인 여성이 ‘옳게 하겠느냐’고들 했다. 센터장을 7년간 했다. A형을 소심하고 세심한 ‘소세지’라고 하는데 내가 그렇다. 부끄럼 많고 나서길 싫어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일은 다르다. 목표가 생기면 정면돌파 한다.”

대구 출신인 그의 조부는 독립유공자다. 독립투사의 자손이 흔히 그렇듯 그의 집안 역시 가난했다. 그는 일경을 피해 정착한 대구 근교의 조그만 시골에서 자랐다. 독학으로 공부한 아버지는 딸들에게 자격증을 딸 것을 권했다고 한다. 두 언니는 약학대를 진학했으나 그는 해외이민 자격이 주어진다는 영양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껴 영남대 식품영양학과에 입학했다.

경북대 의대 면역학교실에서 연구조교로 일하며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92년 계명대 교수로 임용된 후 국내논문 102편, 국제 과학논문인용색인(SCI) 등재 논문 102편, 특허등록 33건 등 연구실적을 냈다. 대구신기술사업단장,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일본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 교환교수로 나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노태우정권 말기 때다. 한국과 일본 무역 불균형으로 일본이 흑자를 냈다. 일한재단에서 국내 학자들을 선발해 일본에 보내줬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뽑혀서 갔는데 첫 해에는 떨어졌다. 난 처음에 된 적이 별로 없다(웃음). 당시 결혼한 뒤라 서류에 가족사항을 적었더니 인터뷰하는데 ‘남편은 뭐 하냐’ ‘아이는 몇 학년이냐’ 꼬치꼬치 묻더라. 탈락한 뒤 나중에 재단을 찾아가 물었다. 남자들에게 ‘부인은 뭐하느냐’고 묻느냐, 편파적인 질문 아니냐고 되물었다. 여성들은 문제가 생기면 되든 안 되든 두드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선 식품의 유효성분을 이용한 암 예방 연구에 몰두했다. 국제소화기암학회 우수학술상도 받았다. 교수 시절에는 특히 ‘기업을 지원하는 과학자’로 유명했다.

디지스트는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3년간 10년은 산 것 같다. 서울과 대구를 하도 돌아다녀서….” 집도 없이 더부살이를 하다 대구테크노폴리스에 1600억원을 들여 10만 평 부지에 연구원을 짓고 12월 10일 연구원 준공식을 갖는다.

재임 기간 인원은 2배 이상, 예산은 4배 늘었다. 교과부와 대구시 출연을 받아 2008년 공공원천기술연구센터를 세웠고 현재 테크노폴리스에 국비 약 400억원으로 차세대융복합연구센터를 준공 중이다. 2013년 말 4000억원을 투자해 연건평 7만5000평에 학위과정 건물을 준공할 예정이다. 전체 직원(224명) 중 여성이 2007년 8%에서 2010년 현재 22%로 높아졌다.

이 원장은 “과학·산업계에 여성 과학자들의 수가 많지 않다”며 “이공계는 여성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다. 논리적 성향과 문과적 상상력 둘 다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융복합이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이므로 한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연구와 함께 수평적 사고로 다른 분야를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스트는 뇌과학전공, 로봇공학전공,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등 총 4개 전공분야를 모집한다. 일반전형 원서 접수가 15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이 원장은 “디지스트를 뇌융합 특성화 대학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광주과학기술원이 ‘광산업’, 울산과학기술대가 ‘에너지’, 한국과학기술원이 ‘신약’을 특성화해 세계적 기관으로 도약한 것처럼 21세기 유망 산업인 ‘뇌’를 특성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가브리엘 로넷 존스홉킨스의대 뇌과학과 교수, 의료 마이크로로봇 석학인 스위스연방공대 브래들리 넬슨 교수 등 해외석학들이 강의를 진행한다. 대학원이 개교하면 영남권 연구개발(R&D) 성장 거점 기관으로 제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 원장은 또 “미국의 실리콘밸리,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 등 세계적인 지식혁신 클러스터를 모델로 하는 대구테크노폴리스의 핵심 기관이자 중심이 디지스트”라고 강조했다. “디지스트를 시작으로 연구기관과 교육기관, 국립대구과학관 등의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카이스트가 대전 대덕연구단지를 아우르듯 디지스트는 대구테크노폴리스는 물론 구미·울산·포항·창원 등 동남부 지역을 아우르는 역할을 할 것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등이 몰리게 되면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 지역 인재들의 유출을 막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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