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말 중증의 뇌성마비와 함께 중복 장애를 가진 어머니 몇 분과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뇌성마비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 장애인들과 가족의 삶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막상 진료실을 떠나 사석에서 여유 있는 시간을 마련해 듣게 된 그들의 삶은 생각보다 팍팍했다. 임상 의사로, 또 소아재활발달의학회 이사장 자격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기에 앞서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게 했다.

우선 뇌성마비 아동으로 중복 장애를 가진 경우란 뇌성마비로 인해 생기는 운동장애 이외에 지적장애, 그리고 간질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등 다른 장애를 동반한 경우로 대개 이들은 중증의 장애를 가진 경우에 해당된다. 운동장애로 뇌성마비용 휠체어에 앉은 채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이동해야 하는 경우는 기본이다. 뿐만 아니라 운동장애 및 지적장애로 식사하기, 옷 입고 벗기, 대소변 처리 등 용변 처리, 기본적인 의사 소통을 타인이 도와줘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가진 간질, 혹은 경직 및 통증 등에 대해 보호자가 수시로 대처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이러한 장애는 기본적으로 장애인 자신에게 불편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러한 것을 스스로 행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의 경우 온전히 가족의 몫이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들의 역할 분담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 중 전방위적 책임을 가진 이는 역시 어머니들이다.

내가 만난 어머니 몇 분 역시 자녀들이 뇌성마비로 장애인을 위한 특수 중고교를 다니고 있다. 자녀들의 통학은 물론 학교생활 시 수시로 벌어지는 용변 처리, 돌발적인 간질 발작 등에 대비해 자녀들이 학교에 머무르는 동안에도 자녀들의 학교생활과 안전, 건강 유지를 위해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경우였다.

그런데도 잠시 여유를 내어 장애를 돌보는 의사와 부모들과의 모임에 나온 어머니들의 모습은 너무도 평화로워 보였다. 바쁜 가운데 그들과의 모임에 시간을 할애해 나온 나에게 임상의사로 시간의 여유는 괜찮은지, 식사를 제대로 하는지를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중증 장애를 가진 자녀들을 돌보는 삶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도 그들의 눈은 빛났고, 얼굴엔 미소가 있었다. 어려움을 설명하는 그들의 얼굴에는 열정이 넘쳤다. 중증 장애인의 삶에 필요한 구체적인 복지 정책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얼굴엔 소신이 넘쳐 흘렀다.

중증 장애인에게 건강보험의 혜택, 특히 물리치료·작업치료뿐 아니라 여러 가지 보조 장구, 즉 휠체어, 학교 수업용 책·걸상, 자세 유지용 보조기 등에 대한 국가 보조 정책의 미흡함과 불합리함, 이들에 대한 정책 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중증 장애인 자녀를 둔 가정의 현실을 들은 것은 만남의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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