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화여대에서 있었던 노벨 공개 강연회에서 그는 ‘여성 인권변호사의 경험담’을 토대로 여성에게만 부과되는 이란의 차별적인 법체계에 대해 사례를 들어가며 열변을 토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혼’에 관한 성차별적 법 적용. 남성은 4명의 부인까지 둘 수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혼을 요구할 수 있으나 여성은 절대 그렇지 않다.
심지어 여성의 ‘목숨’ 값은 남성의 딱 절반이다.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교통사고를 당한 경우 여성에게 지급되는 돈은 남성의 절반이고, 법정에서 여성 2명의 증언은 남성 1명의 증언 효력에 불과하다.
“일례로 현재 이란에 한 명뿐인 여성 장관에 대해 얘기해보자. 만약 그가 여성인권 옹호를 위해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싶어 한다면 그는 우선 남편으로부터 출국 허가증을 받아야만 한다. 만약 출국 전에 부부싸움이라도 한다면 아마 그 회의에서 이란의 대표석은 비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극심한 성차별이 존재하는 모든 원인을 ‘이슬람’이란 종교에 돌리는 것을 경계했다. 이슬람권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수년 전만 해도 여성에겐 신분증이 없었고 현재도 운전면허증이 허용 안 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처럼 여성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등 최고위직이 탄생하는 나라도 있다는 것. “나라마다 여성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이슬람 역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문제는 종교가 정권의 필요에 따라 상당히 ‘가부장’적으로 해석돼 악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은 가부장적 문화에 대해 영원히 투쟁할 수밖에 없다.
그는 특히 “‘가부장’은 비단 ‘남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즉 “인간의 평등을 인정하지 않는 잘못된 문화”이며 “여성은 그 잘못된 문화의 희생양이면서 동시에 그런 문화를 양산하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
“남성은 바로 여성의 치마폭에서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가부장 문화를 ‘혈우병’에 비유하곤 한다. 한번 피가 흐르면 결코 멈추지 않아 치명적이고 엄마의 유전자로부터 그 아들에게 유전되는. 여성은 결코 그 병에 걸리지 않지만 그에게서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들은 그 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