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에서 하룻밤 새 10대 청소년 3명이 잇따라 투신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 중 한 명인 여중생의 유서에는 “저 죽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해서 숨 쉬는 것조차 싫어요. 엄마 아빠 미안해요”라고 적혀 있어 듣는 이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어린 소녀가 자살을 결심하기까지는 좀 더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겠지만, 유서에 적힌 내용으로 보아 이성친구와의 이별이 꽃다운 나이에 몸을 던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직 판단력이 미숙한 청소년들의 이성교제는 이별을 겪을 때 서운한 감정을 못 이겨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급기야는 꽃을 다 피우지도 못한 10대의 어린 청소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또 10대 미혼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청소년들의 바람직한 이성교제에 대한 지도가 절실한 시점이다.

충동적이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춘기 청소년들의 이성교제는 주변의 지속적인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성에게 호기심이 많아지는 사춘기가 되면 부모는 자녀의 이성교제에 대해 간섭하기 마련인데, 자녀에 대한 간섭과 관심은 분명히 다르다. “언제부터 사귀기 시작했니?” “많이 좋아해?” 등의 관심법으로 자녀가 만나는 이성친구에 대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모의 학창시절 경험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좋다. “○○랑 사귀면서 성적이 떨어진 거지?” “공부나 해!” 등의 대화법은 오히려 반발심만 자극해 자녀들이 말문을 닫아버리고, 이성친구에 대한 감정만 필요 이상으로 깊어지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이성교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대화를 통해 알리고, 건전한 이성교제로 이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이성교제와 성적인 접촉에는 반드시 준비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 성에 대한 의식이 아직 확고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이성교제와 성적인 접촉은 돌이키지 못할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4000여 명의 미혼모가 생기고 있고, 이 중 상당수가 10대 미혼모라는 통계가 있다. 성적 호기심과 충동 조절이 쉽지 않은 일부 청소년들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음란 동영상, 사진, 소설 등 유해 매체에서 접하는 왜곡된 성지식을 토대로 아무런 준비와 책임 없이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해 매체에 등장하는 자극적인 성 묘사는 많은 오류와 왜곡이 있다는 점을 명심시키고, 점점 빨라지는 청소년들의 성경험에 발맞춰 보다 실질적인 성교육과 이성교제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 성은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사랑과 존중, 책임감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관계의 표현이라는 것을 청소년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이성교제를 하는 청소년들이 학업 스트레스, 진로 고민 등 나름의 고민과 애환에 지친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관심과 지도가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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