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최초로 원정 16강을 달성한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우리 축구 역사에 또 다른 발자취를 남겼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간절히 바랐던 목표를 이루었고, 한국이 더 이상 변방이 아닌 축구 강국이라는 면모도 보여주었다. 물론 아르헨티나나 브라질 같은 일류 팀과는 격차가 확연하게 드러났지만, 그 외 국가와는 ‘해볼 만하다’라는 인상을 남겼다.

모두들 수고한 가운데서도 박지성의 플레이는 차원이 달랐다. 우루과이와의 16강 토너먼트 경기만 보아도 그는 팀의 중심을 잡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결정적 찬스를 여러 개 만들어냈다. 한국이 8강에 올라가지 못한 것보다 월드컵에서 박지성 선수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게 더 아쉬울 정도로 그의 존재는 특별하다.

사실 그는 촉망받는 유망주도 아니었고,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다. 만일 허정무 감독이 그를 올림픽 대표로 발탁하지 않았다면, 만일 히딩크 감독이 국가대표로 발탁하지 않았다면, 만일 그가 네덜란드를 거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의 눈에 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러나 항상 진지함과 성실함으로 준비되어 있는 그의 자세를 명장들은 놓치지 않았다.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는 월드 스타들의 각축장이다. 체력이나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로 우글거린다. 이 치열한 경쟁에서 박지성 선수는 생존했고, 그것이 오늘날 한국 축구에서 보여지는 박지성의 진가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때보다 훨씬 좋아진 체력과 몸싸움, 능숙한 볼 컨트롤을 보여주었다. 이 모두가 빅 리그에서 몸소 부딪히며 체험한 결과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오고 지식이 많다고 해도 직접 체험하지 않고 남의 얘기만 가지고는 결코 강자가 될 수 없다. 글로벌하게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서 역경을 이겨낸 강함이 진정한 자신감과 실력을 보여준다. 그러한 실력의 전장에서 남자나 여자가 다를 바가 없다.

여성의 사회활동은 사회를 위해서도 좋지만 자신의 발전과 보람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물론 아이는 어머니 손에서 커야 한다. 필자는 사회적 활동을 핑계로 자식 양육을 게을리 하는 것은 반대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너무 자식에게 올인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육아의 스트레스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가정을 지키면서 커리어를 유지해 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남성 위주의 권위주의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어려움은 더욱 크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 혁명은 직업의 모습을 다양화하고 라이프스타일의 큰 변화를 예고한다. 모바일 시대는 어떤 기업이나 조직, 정보를 위해 개인이 달려가던 시대에서 개인을 중심으로 업무나 환경이 재편됨을 의미한다. 결국 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이 가치를 창출하게 되고, 그것이 커리어의 척도가 된다.

문제는 이러한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다. 여성이라는 약소함으로 보호받고 안주하려고 해서는 한계가 있다. 더욱 적극적으로 이를 헤쳐 나가는 마음가짐이 필수다. 실력과 포부가 없이 훈련된 업무에 의존해서는 결코 창의적이고 가치 높은 업무를 담당할 수 없다. 가진 것이 별로 없던 박지성 선수가 어려운 유럽 무대에서 성공해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듯이, 각 분야에서 세계와 부딪혀 나가는 전문가만이 인정받는 위치에 도달할 수 있다.

사회 인프라와 복지제도가 그런 환경을 뒷받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훌륭한 어머니로서 현실에 부딪혀 나가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스마트 시대는 문명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시대적 변곡점에서 여성들의 변신과 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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