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패션성 겸비…‘아웃도어=등산복’ 공식 깨져
여성 모델 기용·여성 전용 공간 및 브랜드 론칭 잇따라
최근 아웃도어 업계는 여성 소비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경기 불황에도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 여성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걷기와 자전거 열풍에 힘입어 아웃도어는 어느새 일상생활을 하면서 입어도 손색없는 패션의류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킹과 골프복은 물론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게 진화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2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던 아웃도어 제품 시장은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매출 상승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5월 아웃도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 늘어났으며, 신세계백화점 역시 아웃도어 매출이 4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도어 업계가 여심을 열기 위한 열쇠로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은 바로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심는 것.
업체들은 기존의 남성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모델부터 바꿨다. 전문 산악인이 등장하던 아웃도어 광고에 젊은 여성 배우들을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노스페이스는 공효진, 코오롱스포츠는 이민정, 웨스트우드는 최강희가 모델을 맡고 있다. 국내 최초 여성 전용 아웃도어 패션을 슬로건으로 내건 패션그룹 형지의 와일드로즈는 한채영을 모델로 썼다. 이들 모두 연예계의 패션 아이콘으로 아웃도어의 패션성을 강조하기 위한 업체의 선택인 셈이다.
여성만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최근 서울 서초동에 아웃도어 복합문화매장 ‘컬처스테이션’을 열었다. 특히 이곳의 1층은 여성 전용 공간으로 여성라인 제품의 선택 폭을 넓히고, 대형 피팅룸을 갖춰 여성 고객들을 위한 편리함을 갖췄다.
브랜드 이미지와 서비스뿐만 아니라 색상과 디자인에도 여성 맞춤형 제품들이 대거 등장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흔히 등산복에 쓰이는 검은색이나 회색 대신 오렌지와 노랑, 분홍 등 과감한 원색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다양한 기하학 패턴과 화려한 프린트로 세련미와 여성미를 강조한 제품들도 속속 등장했다. 이런 제품들은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 여성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다. 블랙야크의 마운티아 제네스 재킷(18만원대)은 산뜻한 꽃무늬 프린트 원단을 사용해 화사하며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또한 여성복에서나 볼 수 있는 디테일을 강조해 활동도 자유롭고 몸에도 잘 맞는 ‘슬림핏’ 디자인이 대세를 이룬다. K2의 아이더 딕시 클라이밍 재킷(19만원대)은 움직임이 많은 소매, 몸판, 등판 부위에 신축성 소재를 사용했고 입체 패턴으로 활동성이 뛰어나다.
이밖에 LG패션 ‘라푸마’, 휠라 ‘휠라스포트’ 등 업체들은 ‘블루오션’인 여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