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전문대 특성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전통발효식품과, 약용식품과, 외식산업과, 문화재관리과, 향장공업과, 포장과 등 특성학과의 교육 프로그램 적극 개발

동국전문대학은 교통과 주변환경으로 볼 때 전문대학으로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교통여건을 보면 대구광역시로부터 12km거리인 왜관 근교 경북 칠곡군 기산면에 위치하고 있어, 왜관, 구미, 대구 등지에서 통학하기에 편리하면서도 전원의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다. 구미공업단지를 비롯하여 기산공단, 왜관공단, 달성공단, 구성공단 등 수많은 공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전문대학으로서 갖추어야 할 산학협동과 실습, 취업 여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1993년 3월 첫 입학생을 맞이한 동국전문대는 이제 만 네돌이 지난 역사가 짧은 학교지만 언론으로부터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 학교는 개교 당시부터 7개학과 중에서 5개 학과가 약용식품과, 장신구디자인과, 포장과, 문화환경과(현재는 문화재관리과로 명칭이 변경되었음) 등 전국에서 유일하게 설치된 특성학과여서 수험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 후 전통발효식품과, 유통관리과, 외식산업과, 향장공업과 등 희귀 학과들이 속속 개설되어 21세기를 맞이하는 전문대학 특성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또한 동국전문대는 소중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 시킨다는 취지 아래 매해 새로운 이색 전시회를 개최하는 열정을 보여왔다. 94년 5월, 개교 2주년 기념행사로 마련했던 ‘우리가 알고 있는 농가음식 모음전’을 시작으로, ‘약이 되는 우리음식 모음전’(95년 5월), ‘사찰에서 내려오는 우리음식 모음전’(96년 5월) 등 우리 음식 전시회를 통해 우리 것의 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전통식품을 계속적으로 개발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올해는 제5회 개교기념행사로 지난 4월, 음력 삼월삼짓날 보여주는‘우리맛 장담그기’행사를 가졌다.

매해 새로운 이색 전시회

개최하여 언론의 주목받아

동국전문대 이영상 학장은 “우리 식생활 문화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가장 진솔한 모습이며, 생활양식입니다. 그러기에 올곧은 전통 식생활 문화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 소중한 우리들의 삶의 한 영역입니다. 의례적 행사가 아니라 온전한 생활양식으로 자리잡은 자연스런 우리들 모습 그 자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것”이라고 그 취지를 밝히고 있다. 그리고 식전행사로 진달래 꽃잎을 따서 찹쌀가루와 섞어 반죽하여 참기름에 둥글게 지져먹는 화전놀이의 재현으로부터 시작하여, 도내 솜씨 좋기로 소문난 주부 50여명과 ‘내림솜씨연구회’회원 50여명 등 1백여명을 초빙,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장담그기 시범을 보였다. 이 학교 전통식품연구소 안뜰에는 담근이의 이름이 붙어 있는 커다란 장독 1백여개가 보기 좋게 자리잡고 있다. 동국전문대는 학교에서 만든 된장, 간장, 감식초 등의 인기가 점차 높아져 주문이 쇄도함에 따라 경제적 타산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일념으로 지속적으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감식초 및 이를 이용한 음료개발을 위해 정부로부터 7억원의 융자를 받아 공장을 짓고 있는데 여기서 새로운 식품과 건강음료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접목

시키기위해 희귀 학과 개설

‘앞서가는 아이디어 뱅크’로 불리우는 동국전문대 이영상 학장은 부군인 정하상 동국교육재단 이사장과 함께 이 학교를 설립하고 이끌어 가는 장본인이다. 역사학과 교육학을 전공하고 문학에도 조예가 깊은 이 학장은 스스로 동국전문대를 알리는 ‘외무사원’이라고말한다.

“저는 쉬지 않고 전국을 돌아 다닙니다. 어디 제대로 된장, 간장 담그는 분이 있다 하면 당장 찾아 가고, 사찰 음식 잘 하시는 스님 얘기만 들어도 만나러 가고, 저 자신은 기독교 신자이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전국을 누비며 장독 일천여개를 사모았고 버려지는 낡은 침목들을 모아 계단을 만들었는데 다들 아이디어가 좋다고 하지요. 우리 대학의 학과들이 참 독특하다고 하지만 이게 어떤 맥락이 있습니다.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접목시키려는 숨은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결과지요. 대구하면 약령시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약용식품과를 가장 먼저 생각해서 개설했고, 또 요즘 된장의 항암적 효과가 밝혀져서 주목을 끌었는데, 이런 우리 발효식품의 맥을 잇기 위해 전통발효식품과를 만들었지요. 새로운 식생활 문화의 창조자를 양성하기 위해 외식산업과를 설치해서 새로운 외식산업 문화의 과학화와 전문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찬란한 문화유산을 관리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르기 위한 문화재관리과도 있고, 여성의 피부관리와 건강면에서 우리 전통 화장품을 다시 살려내자는 취지로 향장공업과도 두었습니다. '손끝 기술의 전수’라는 측면에서 장신구디자인과의 설치도 같은 맥락이지요.

이렇게 전통문화의 산업화를 추진하다 보니 우리나라가 포장기술이 외국에 비해 뒤떨어지더라고요. 산업발달과 수출에만 신경을 쓰고 포장은 소홀히 했던 점이 있는데 이미 선진국에서는 포장이 최첨단 분야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장과를 만들었는데 기업체에서 아주 인기가 높습니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 하려면 관심 가져야 할 또 다른 분야로는 유통과 관광을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 대학은 유통관리과와 관광중국어, 영어통역과에서 미래에 꼭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지요. 사회체육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컬링팀이 있는데 얼마전 캐나다에서 열린 자메이카 컵 대회에 국가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아직은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이 보잘 것 없지만 올림픽 종목인 컬링을 우리가 국내에 보급 시킨다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요. 사회체육과 역시 전국에서 처음으로 택견과 단법 수련을 교과 과목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전통식품연구소 운영으로

전문대 우수사례발표회 참가

이 학장은 이렇게 국내 최초 학과들을 만들어가다 보니 커리큘럼 자체가 없어서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모델케이스가 없는 상태에서 교재 개발부터 시작하려니 창조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동국전문대 입구에는‘우리는 창조한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네모난 화강암이 놓여 있다. 이 학장은 교육 방침에서도 ‘개척자로서의 자질향상’과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의 조화 추구’를 강조하고 있다.

“여지껏 전문대 교육이 4년제 대학의 축소판에 불과했지 않습니까? 전문대용 교재라는 것이 드물고, 커리큘럼은 4년을 2년으로 줄여놓은 특색없는 것이었지요. 우리 대학은 설립 당시부터 학과의 연관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기에 소신있는 교육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와 같이 정말 특색있게 해보자고 교수님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열심히 노력한 결과지요.”

동국전문대학은 5월29일 교육부 주최로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전문대우수사례발표회’에서 전국 8개 우수전문대학의 하나로 뽑혀 전통식품연구소 운영사례를 발표하게 된다. 이제 겨우 1,2회 졸업생이 배출 되었을 뿐인, 개교한지 5년에 불과한 지방 전문대학으로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세계화에 발 맞추어

경북외국어대 개교 준비중

이영상 학장이 전국 각지를 뛸 수 있도록 내부 살림을 도맡아 알뜰히 꾸려가는 권황옥 부학장은 금성환경전문대학 학장을 역임한 교육행정 전문가이다. 권부학장에게 매년 새로운 전시회를 기획하여 치뤄내고 매달 특강이나 세미나 등 행사를 개최한다는 이 학장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조직사회는 살아 움직이는 리빙 셀(living cell)이어야 합니다. 전문대학도 생동감있게 살아있어야 하고요. 수업하랴, 연구하랴 행사준비하랴, 우리 대학교수님들은 고되지만 이런 행사들이 조직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엔돌핀 역할을 하지요. 또한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 특히 지방대학에서는 연구, 학습에 이어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가 중요한 역할의 하나라고 봅니다. 예컨대, 속성 감식초를 개발하여 단기간의 천연 양조 식초의 생산기술을 인근 공장에 보급함으로써 산학협동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대구의 약령시 축제의 일환으로 한약재로 기능성 식품을 만들어서 상품화하여 호평을 받기도 했지요. 향토문화재연구소를 설립하여 문화재 복원, 보존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으며 사회교육원을 통해 위탁교육, 평생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대학과 지역사회가 같이 발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세계화 시대에 발 맞추어 동국전문대학은 일본의 웨슬리안 단기대학 및 어학연수단을 중심으로 한 상호학생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외국어 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외국학생에 대한 한국어 교육을 목적으로 어학원을 개설하여 현재 일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 학생들도 곧 합류할 예정이다. 올해 관광중국어통역과가 신설되어 중국 천진 경공업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수 30여명이 연수를 다녀왔다. 또한 동국교육재단은 국제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경북외국어대학교’의 설립인가를 받아 놓고 내년 개교를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여기에 우리나라의 지역 여건과 앞으로의 국제 정세를 감안하여 특성화된 학과들을 개설하기 위해 연구중이다.

이제 동국전문대학은 경북외대개교와 더불어 4년제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더욱 우리 전통문화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게 되리라 기대를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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