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많이 추웠습니다.

10년 가까이 이곳에 살면서 겨울이 몹시 추워서 견디기 힘들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동안 타고난 건강만 믿고 몸을 돌보지 않고 살아온 탓도 있고, 지난 가을 너무 무리한 산행으로 말미암아 몸이 많이 좋지 않고 회복이 늦고 있었는데 예년에 없던 겨울 추위가 닥치면서 한겨울에도 따뜻하다고 자랑했던 우리 집을 나 자신이 추워했을 정도이니 다른 곳은 얼마나 더 추웠을까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겨울이 추워도 계절은 가고 오게 마련이어서 봄은 오고야 말지만 올해는 어떤 봄이 올까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일상입니다.

항상 계절을 앞서가는 선머슴처럼 계절에 민감하고 특히 봄이 오는 것을 그냥 집에서 기다릴 수가 없어서 봄이 빨리 오는 곳을 찾아다니며 봄소식을 듣고 싶어 하는 습관은 자연에 살면서 비롯된 것입니다.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고 살다보니 계절의 오고감이 더 민감할 수도 있겠고 낙엽이 떨어지는 쓸쓸한 가을보다는 여린 생명을 탄생시키는 봄이 더  좋은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매년 그곳의 매화가 언제 피었는지를 알고 있는 나는 유난히 꽃을 빨리 피우는 몇몇 나무를 알고 있어서 봄이 오는 기미만 보이면 수시로 그 나무들을 찾아가서 꽂이 얼마나 피었는지를 알아내는데, 올해는 지난 겨울 추위 탓인지 열흘 정도나 늦게 피었고 다른 나무들은 작은 봉오리에서 조금씩 몸을 키우며 아직도 움츠리고 있는데 며칠은 날씨가 갑자기 포근해 졌습니다. 비까지 옵니다.

날씨가 갑자기 이렇게 되면 그동안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엿보던 작은 매화꽃 망울은 심하게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아직 몸은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날씨가 갑자기 따뜻하면 어쩌지도 못 하고 바빠질 것 같습니다.

매화뿐만 아닙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봄꽃의 순서가 사라졌습니다. 원래는 매화가 가장 먼저 피어나고 그 다음은 산수유, 동박, 벚꽃, 참꽃, 조팝꽃, 배꽃, 찔레꽃, 아카시아꽃, 함박꽃 순으로 피어나는데, 어느 해부턴가 매화와 산수유와 벚꽃이 거의 한꺼번에 피었다가 지는 겁니다.

모르기는 해도 아마 지구 온난화와 무관하지 않을 듯 싶은데, 걱정입니다.

올 봄도 날씨가 이대로 계속 간다면 또다시 많은 봄꽃들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것은 아닌가 미리 걱정입니다. 조금씩 시간 차를 두고 피어야 할 꽃들이 사람 잘못으로 인해 몰려서 피어야만 하는 현실이 슬프기는 하지만, 그래도 꽃은 찬란하니까 행복하게 꽃을 만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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