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1월을 넘어섰다. 올해 우리 자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름대로 꿈을 가지고 그것에 따라서 계획도 세웠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일과 관계인데 일은 내가 하면 되는 것이니, 뭐니 뭐니 해도 다른 사람과 협조가 필요한 관계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언제부터인가 대형서점에 가보면 ‘관계’를 주제로 다룬 책들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직접적으로 ‘관계’에 대해 다루지 않았다 하더라도,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 서적의 중심부에는 ‘관계’ 맺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무수히 많은 책들의 대부분은 사회로 발을 딛고 난 후에 맞이하는 ‘관계’를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상담을 하다보면 다양한 문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새 학기가 시작되면 미리 긴장하고 두려워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또한 부모도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에 대해 염려하고 있을 것이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빵셔틀’ ‘빵돌이’라는 은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바로 학교 안의 일진에게 매점에서 빵을 사다 나르는 즉, 온갖 심부름을 하면서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을 일컫는 학교폭력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런 일들이 아니더라도, 서울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상담 받는 많은 청소년들은 친구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로 인해 일상생활에서의 적응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 문제로 사회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 등의 핵심에도 ‘역기능적 관계 형성’과 ‘관계의 부재’가 원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을 떠올려보자. ‘같이’ ‘함께’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오래 전부터 이야기 하고 있다. 70년대의 새마을 운동도, 외환위기 극복도 우리 국민은 함께여서 극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아무리 힘든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다.

학업성적, 친구관계, 입시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은 백지장을 함께 들어줄 친구들과 관계를 맺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것도 한쪽으로 치우친 관계가 아니어야 하고, 역기능적 행동을 유발하는 관계가 아닌 건강한 관계를 말이다.

어쩌면 공부를 잘하더라도 가족이나 친구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학업이 부진할 수 있다. 

관계 맺기의 시작점은 가족이다. 부모님들은 ‘인간관계 통장’을 개설하여 시간이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장에 ‘관계’를 저축해야 할 것이다. 

자! 지금 바로 우리 가족의 관계를 들여다보자. 관계는 소통으로 가늠할 수 있다. 부부 간의 소통이나 부모·자녀 간 소통은 어떠한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공지영 소설가의 산문집이 있다. 우리는 자녀가 어떤 삶을 살든 응원해줄 자신이 있는가? 항상 내 편이 되어줄 것이라는 신뢰감이 형성되어 있을 때 관계는 힘찬 날개를 다는 것이다.

나에 대한 진심어린 미소와 칭찬 그리고 배려를 받은 경험이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타인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 그것이 관계를 형성하고 끌어가는 원동력이라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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