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물 쓰듯’ 하는 낭비 습관 버리고
절약·반복 이용하는 습관 생활화해야
잠비아를 포함해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심각한 식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잠비아의 1인당 물 사용량은 4.5ℓ로 유엔의 최소 권장량 50ℓ에 훨씬 못 미치는 양이다. 그러나 이는 비단 아프리카 국가들만의 상황이 아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 물 부족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이미 물 부족 국가에 속한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연간 물 사용 가능량이 1000㎥ 미만은 물 기근 국가, 1000~1700㎥는 물 부족 국가, 1700㎥ 이상은 물 풍요 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는 1993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이 1470㎥로 물 부족 국가에 해당하고, 2025년에는 많게는 1327㎥, 적게는 1199㎥가 될 것으로 예상돼 물 부족 상황이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을 아껴야 하는 이유는 이 뿐만이 아니다.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그 만큼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늘어난다. 생활할 때 사용하는 깨끗한 물은 하천에서 가정으로 바로 배달되는 것이 아니라 정수과정을 거친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나 석유 등의 에너지가 사용되는 것은 당연지사.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은 1㎥에 0.16㎏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물 1㎥는 1000ℓ의 물로, 가게에서 판매하는 1.8ℓ짜리 페트병 555개에 해당한다.
그러나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생활습관들로 이미 생활 속에서 ‘물을 물 쓰듯’ 하고 있다. 양치할 때 30초간 흘려보내는 수돗물의 양은 약 6ℓ, 5분간 물을 틀어놓고 샤워를 하면 평균 60ℓ 정도의 물을 사용하게 된다. 이는 아프리카 한 가족이 하루 동안 먹고 마시고 씻는 물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양치할 때 물을 틀어 두거나 수도꼭지를 제대로 잠그지 않아 물이 새거나 한 컵 가득 물을 따라서 조금만 마시고 무심코 버리는 등의 작은 습관만 바꿔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우선 양치를 할 때는 손으로 물을 받는 대신 컵을 사용하자. 입을 헹구는 데는 물 3컵(0.6ℓ)이면 충분하다. 샤워를 할 때도 비누칠하는 동안 수도꼭지를 잠그면 20%가량 절약할 수 있다. 현재 가정에 많이 보급되어 있는 13ℓ급 변기 수조를 6~9ℓ급으로 바꾸면 하루 129~137ℓ(50%)의 절수효과를 얻을 수 있다. 1.5ℓ 물병에 물을 채워 변기 수조에 넣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설거지는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서 하고 빨래는 모아서 한 번에 세탁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세탁기에서 나오는 마지막 헹군 물은 받아서 걸레를 빠는 데 이용해도 될 만큼 깨끗하다.
무엇보다 우리 집 물은 한 방울도 아깝지만 대중목욕탕 등 공공시설에서는 펑펑 써대는 이기심을 버리고 일상생활 속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물은 없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