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 몸 건강과 마음 건강 함께 챙겨야"
정신과 전문의로서 정신건강컨설팅 기업 창업
기업 임원, 10명 중 8명 ‘개선 콤플렉스’ 시달려
"사람은 마음이 있는 가치 있는 존재"

 

“회사의 대표나 임원들은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매우 높아요. 과거와는 달리 직장 상사, 동료, 부하 직원들에게 다면 평가를 받기 때문이죠. 그들은 무조건 더 나아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어요. 이제는 기업이 리더의 육체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챙겨야 합니다.”

정혜신 마인드프리즘㈜ 대표는 “CEO의 의사 결정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에 리더의 심리적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 전체의 문제”라며 대기업 대표와 임원들이 겪는 심리적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는 마인드프리즘의 CEO로서 사람의 내면을 분석해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 임원들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가장 많이 들여다본 치유전문가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병원에 찾아오는 기업 대표들과 임원들을 만나면서 이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만한 심리치유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감, 직접 정신건강 컨설팅 기업을 세우게 된 것이다. 마인드프리즘에서는 전문적인 심리검사와 정신분석의와의 일대일 상담을 통해 CEO를 비롯한 기업 구성원들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신분석적 코칭(SE executive)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근 정혜신 대표는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기업 임원 10명 중 8명이 ‘개선 콤플렉스’의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개선 콤플렉스는 자기 내면의 심리적 경쟁력과는 관계없이 무조건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맹목적인 믿음을 일컫는 말. 정 대표가 지난 4년간 우리나라 기업 임원 400여 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심층 심리분석 프로그램을 해온 결과다. 예를 들어, 남들이 보기에 무척 외향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에너지가 충전되는 내향적인 사람이거나, 매우 냉철하고, 논리적인 사람이 알고 보면 예술적 창의성이 뛰어난 경우가 그렇다.

정 대표는 개선 콤플렉스는 자기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역기능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자신이 언제나 부족하다는 강박증이 지속되면 마음을 통제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결국 리더로서 꼭 필요한 자기성찰 능력까지 방해받는다. 결국 조직에서 요구하는 리더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정작 자신을 경영하는 데는 소홀해진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이 타고난 마음결을 억누르느라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발생하고 자존감이 낮아지며 불안감이 커지는 심리적인 문제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리더의 품성은 기업의 자산인데 기업은 리더십 교육이나 문화 지원 등 임원들을 위한 물적 지원에는 적극적이지만 정작 임원이 겪는 심리적 문제에 대한 지원은 의외로 소홀한 편이에요.”

정 대표는 제도적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심리경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EO가 변하면 구성원들도 바뀌어요. 먼저 리더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 대표는 LG와 NHN, 풀무원 등 실제로 마인드프리즘의 SE프로그램을 경영에 도입한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은 자신이 먼저 마인드프리즘의 SE프로그램을 경험하고 회사 경영에 접목한 경우. 현재 마인드프리즘은 네이버와 제휴해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인터넷과 결합시킨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일대일 심층 상담을 하기 어려운 대중에게도 치유와 정신건강 문화를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해서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거듭하며 앞만 보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때”라며 “사람은 수단이 아닌 ‘마음’을 지닌 가치 있는 존재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상담을 하다 보면 여성의 사회진출이 일반화됐지만, 정작 고위직 임원 가운데서 여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현재 정 대표는 사업 확장보다는 사회공헌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시민운동 활동가와 조작간첩 고문 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치료에 나선 것. 특히 극단적인 상처를 받은 조작간첩 고문 피해자들의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박동운씨 등 조작간첩 사건에 무죄를 선고받은 피해자들이 심리치료 비용이라며 보상금 일부를 내놓았다. 이를 계기로 정 대표는 법무법인 지평지성, 봉은사와 함께 ‘진실의 힘’이라는 재단을 창립할 예정이다. 재단을 통해 앞으로도 꾸준히 조작간첩 고문 피해자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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