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에 거주하는 중학생 딸(15)을 둔 이정희(44)씨. 딸은 지난 10월 24일 발열증상을 보였고 다음날 신종플루 판정을 받았다. 딸은 신종플루 고위험군에 해당되진 않지만, 생후 12개월 때 폐가 쪼그라들어 기흉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허약한 체질이었다. 주말이라 보건소와 거점병원이 문을 닫았다.

10월 30일 이후 이제는 고위험군이든 아니든 누구나 동네 병원 등 전국 모든 의료기관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도 지난 10월 27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서 발열, 기침이나 목 아픔, 코 막힘이나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근처 어느 의료기관이라도 방문하여 진료 받도록 강조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이런 적극적 조치가 있기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종플루에 걸린 딸을 위해 노력한 이정희씨의 치료일지를 소개한다. 특히 이씨의 치료 일지엔 보건소와 거점병원 등 주말에 문이 닫혀 있을 때 힘을 발휘한 침착하고 신속한 대응이 드러나 있다.

10월 24일(土) 6:00pm 

딸이 열이 오르고, 기침이 나고 몸이 무겁다고 했다. 딸의 학교에는 이미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있어 신종플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 앞 내과병원에 가자 거점병원에 가서 확인하라고 했다. 딸의 체온은 39.8도였다. 일단 해열제를 먹이고, 곧바로 신종플루 거점병원으로 향했으나, 토요일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10월 24일(土)  7:00pm

보건소 및 관련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토요일이라 문은 닫혀 있었으나 보건소 소장과 연락이 닿았고, 보건소 소장은 상황을 지켜보다 일단 대학병원 응급실로 갈 것을 제안했다.

 

10월 24일(土)  10:00pm

대학병원 응급실로 뛰어갔다. 응급실로 오면 어떡하느냐, 거점병원 소견서가 있느냐 등 병원 측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던 중 보건소 소장의 연락을 받은 병원 측은 신종플루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당장 타미플루를 먹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신종플루 확진 판정이 나오기까지는 처방을 받을 방법이 없었다.(지금은 동네 병원에서도 타미플루 처방이 가능하다) 해열제를 먹여서인지 딸의 체온이 38도로 내려갔다.

10월 24일(土)  11:00pm

대학병원 의사는 집에 가서 확진 검사 결과를 기다리라고 말했다. 기흉수술을 받은 딸이라 폐가 약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걱정은 커져갔다. 보건소 소장에게 딸의 건강이력 등 사정을 말하자 보건소 소장이 집 근처로 가서 타미플루를 처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10월 25일(日) 1:30am

확진 판정이 나오는 시점에 딸에게 이미 신종플루가 많이 진행된 상태면 어쩌나 하고 불안은 자꾸만 커져갔다. 보건소 소장은 일단 타미플루를 처방해 주었다. 즉시 약을 복용했다.

10월 25일(日)  9:00am

처방받은 타미플루는 하루에 두 알씩 5일간 먹어야 한다고 했다. 딸에게 타미플루를 먹였다.

10월 25일(日)  3:00pm

혹여 식구들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이 되지나 않았을까 걱정도 컸다. 딸의 신종플루 확진 판정 결과가 나오기로 예정된 시간이었지만, 대학병원에서는 결과대신 사람이 많아 밀려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10월 25일(日)  11:00pm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딸의 검사결과 연락이 왔다. 꼬박 24시간 만이었다. 예상대로 딸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음날 학교 결석 처리를 위해 확진진단 서류가 필요하다고 하자, 병원 측에서는 딸이 직접 와서 서류를 받거나 건강보험 관련으로 부모 확인서를 떼어 와야 한다고 했다. 일요일 밤 늦게 가족관계증명서를 뗄 수도 없는 노릇이라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의사의 처방전에 확진 판정을 써 달라 부탁했다.

10월 26일(月)  9:00am

딸아이 학교에 연락을 했고, 학교에는 이미 40여 명의 의심환자로 생각되는 학생들이 있었다. 중학교 측에서는 4일간 휴교령을 내렸다. 가족은 거점병원에서 코를 검사하여 신종플루 여부를 알아보는 간이검사를 받았다. 1인당 3만원씩의 비용이 들었다. ‘이상없음’ 판정을 받았다.

10월 26일(月)  10:00am

 딸의 열은 정상으로 내렸다. 경기도 지역에서 남자 중학생(14)이 천식을 앓고 있던 중 신종플루에 걸려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고위험군으로 타미플루를 먹기는 했으나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신종플루 확진 판정 3시간 만에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안타깝기 그지없고 주말에 일어난 일들이 악몽처럼 생각됐다. 딸아이에게 신종플루 확진 검사를 다시 받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병원에 문의했지만, 다시 검사를 받을 수는 없다고 했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10월 30일(金) 9:00am

식구들은 일주일 내내 바깥출입을 삼갔다. 중학생 딸은 완전히 열이 내렸다. 초등학교 6학년인 남동생은 별다른 이상증상이 보이지 않았다.

신종플루 대처 Q&A

전철이나 버스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을 본다. 마스크를 꼭 해야 하나.

현재 신종플루 위기 단계가 심각 단계로 상향된 만큼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하는 편이 좋다. 신종플루 감염 환자와 환자의 가족, 의료인과 고위험군은 더더욱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감염환자는 집에서도 끼는 것이 좋다. 오염되지 않도록 청결히 마스크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종플루 백신을 맞으면 위험하다는 괴담이 인터넷에 확산 중인데.

10월 27일부터 시작된 의료진에 대한 예방접종에서 이상반응은 나타난 바가 없다. 예방백신은 임상시험을 거친 만큼 신뢰해도 좋을 것 같다. 단,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알레르기성 쇼크 증상 위험이 있어 접종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날씨가 갑자기 영하로 내려가는 등 추워져 주변에 기침을 하는 사람이 많다. 눈으로 봐서 신종플루에 걸렸는지 알 수 있나.

신종플루는 감기와 구별이 어렵다. 37.8도 이상의 고열이 없는 신종플루 환자도 있는 만큼 주의해서 관찰해야 한다. 기침, 콧물, 목아픔, 발열 중 하나라도 있으면 신종플루를 의심해 봐야 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아무래도 신종플루인 것 같다. 간이 검사라도 받아야 할 것 같은데.

거점병원에서 간이검사를 받을 수 있다. 단, 간이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늦어져 사망한 사례도 있고, 질병관리본부에서 의료기관에 간이검사(신속항원검사법RAT)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는 만큼 간이검사를 신뢰해서는 안 된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간이검사에서 설령 양성으로 나오더라도 인플루엔자에 감염됐다는 의미일 뿐 일반적인 계절독감인지 신종플루인지 모른다고 밝히고 있다.

신종플루 감염 증상이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출근 또는 등교하지 말고 일단 바로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타미플루 처방을 받아야 한다. 하루에 두 번씩, 5일간 복용을 지켜야 한다. 하루 투약으로 열이 내렸다고 투약을 멈추면 안 된다. 복용을 하다 중단하면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고위험군이 아니라도 의심증상만 있다면 즉각적으로 타미플루 처방이 가능하다.

중증 또는 심각한 합병증이 있는 신종플루 환자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즉시 치료거점병원으로 옮기고, 중환자실이 필요한 경우에는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에 문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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