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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노는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올해 들어 놀이판의 구석자

리를 차지하거나 들러리에 불과했던 여성들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거

듭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낮이건 밤이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략적으로 놀이를 즐긴다. 이들은 ‘노는 것도 운동’이라 주장한

다.

지난 11월 21일 혜화동 극장 ‘오늘·한강·마녀’

(02-765-4891/3476-0662-3)에서 열린 밤문화 실험실 ‘마녀 카바

레’는 달라지고 있는 놀이문화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였다. 이날

을 시작으로 12월 12일부터 매주 금,토요일 10시 30분 ‘심야’ 대

학로에는 마녀들의 파티가 열린다. 21일 첫 무대에는 페미니스트 언

더그라운드 가수 지현 씨가 초청돼 ‘왓츠 업’ 등의 노래를 불렀

다. 수준높은(?) 관객들은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가수를 도와 흥에

겨워 노래를 불러 제꼈다.

이어진 서울대 총연극회 출신 인형극회의 개막 축하공연이 끝난 뒤

벌어진 춤판은 파티의 하이라이트. 관객들은 새벽 2시 행사 종료를

예상한 주최측의 의도를 무산시키고 광란의 도가니를 만들었다. 무

대가 좁아라 몸을 흔들며 한 데 얼크러진 모습에서 극장 여성문화예

술기획의 이혜경 대표는 일말의 ‘가능성’을 읽었다.

“이제 여성운동도 기존의 방식으로는 먹혀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야죠. 그게

바로 ‘놀이’라는 형태라고 생각해요. 요즘 젊은이들은 ‘놀이’라

는 문화에 익숙해 있고, 뭐든 재미 없으면 하려들지 않으려는 측면

이 있지요. 그러나 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재미 추구 외에 놀이

를 하나의 운동 형태로 이해하는 것 같기도 해요. 기성세대와는 전

혀 다른 방식이죠. 또 한가지, PC통신에 익숙한 신세대들은 낮보다

는 밤을 더 좋아하죠.”

‘마녀 카바레’는 12일 공연에는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 출연

배우 김여진 씨와 함께 할 땅밑 이야기 쇼 ‘처녀들의 아우성’으로

이어지고, 토니 실험 영화 감독 스코트의 〈거지들〉 등을 상영하는

순서도 마련된다. 또 무용 그룹 가관이 ‘이불 속의 마녀’, ‘은하

철도 999’를 공연할 예정이다.

얼마 전 여대생 락밴드 ‘변신 시멘트 귀신’의 공연, 한국여성동

성애자 모임 ‘끼리끼리’가 주관한 ‘컨트 카바레’도 비슷한 시도

로 읽을 수 있다.

이들의 생각은 ‘놀이는 노는 것 이상’이라는 생각이다. 함께 열광

하는 가운데 말로는 전할 수 없던 감동은 물론 즐거움과 동지애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마녀 카바레’를 찾은 한 여성 관객은 “여성운동에 관심이 많아

서 좀 찾아다니려면 순 세미나 투성이예요. 물론 거기서도 배울 것

은 있지만 지루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곳에 오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고 이따금 툭 던지는 한마디의 말이 굉장히 호소력이 강하죠. 모

르는 사람과도 한데 어울려 웃을 수 있는 것, 그런 게 자매애고 여

성운동 아니예요?”라고 이야기 했다.

〈최이 부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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