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한민국 진보 모델 만들겠다"
30개 분야 대안 담은 ‘진보의 미래’ 출간 예정
노무현시민학교·봉하캠프 본격 운영키로

 

“지금까지 진보적 이상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만 했다면, 앞으로는 땅에 발을 딛고 대안을 만들어보자는 겁니다. 우리 사회에 보수적 성향의 경제연구소는 많지만, 진보적인 대안을 생산해내는 연구소는 없었어요.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 그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의 10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한국 사회 진보 모델을 세워나가겠습니다.”

장하진(59)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신임 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생전에 구상했던 그대로, 전문가끼리의 ‘닫힌 공간’이 아닌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공간’으로 연구원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 원장은 참여정부 시절 3년2개월간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퇴임이 코앞이던 지난해 2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짐을 내려놓고 시골에서 좋아하는 꽃을 키우며 느릿느릿 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 원장은 지난 1년간 휴대전화도 꺼둔 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이 갑작스레 서거하자 그는 전원생활을 접고 그동안 거절해왔던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원장직을 맡았다. 전원생활을 계속 하고픈 이기심보다, 노 전 대통령의 시대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앞선 것이다.

장 원장은 “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사단법인으로 등록을 마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되면서 사실상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현 정부 정책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진보적 대안을 제시하는 진보적 싱크탱크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장 원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은 ‘진보의 미래’ 발간 작업이다.

올해 가을 총 3권 분량으로 출간될 예정인 이 책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직접 쓰고 말한 것을 기본 내용으로 하고, 20여 명의 학자가 30개 주제별로 진보적 정책 대안을 정리한 것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발간위원장을 맡고,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연구위원장을 맡았다. 장 원장도 필진으로 참여한다.

오는 25일 문을 여는 ‘노무현 시민학교’와 ‘봉하캠프’ 준비에도 한창이다. 연구원은 이미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일군 봉하마을 사업과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www.knowhow.or.kr)’과 ‘민주주의 2.0(www.democracy2.kr)’의 관리도 도맡고 있다.

장 원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그와 가깝게 지낸 사람들을 만나거나, 그가 직접 일군 봉하마을 친환경 영농 현장을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며 “대중강좌 형태의 시민학교와 캠프를 통해 노무현의 시대정신을 공유하고 이어가는 작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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