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모처럼 관악산에 올랐다. 대학시절 산악반원으로 우리나라의 명산을 모두 정복하며 오르내리던 실력을 결혼과 함께 아이 키우며 생활에 전념한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모두 접고 지낸 지 어언 30여 년이다. 매주 산에 오르는 남편을 바라만 보다가 갑자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자각이 들어 따라나서게 된 것이다. 쾌청한 날씨였지만 전날 내린 많은 비 덕분에 초록의 향기는 그 어느 때보다 진해서 호흡하기가 한없이 즐거웠고 많은 산행 인파와 함께 하면서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연주사에 다다르니 자원봉사하는 분들이 산행에 온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있었다. 어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밥을 남기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고 또 먹은 그릇은 본인이 알아서 잘 씻어 정리해 놓고 있었다. “받은 밥은 절대 남기면 안 돼요.” 남편의 엄포에 얼른 남편의 그릇에 밥을 조금 덜어내고, 나 역시 받아든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주변을 살펴보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한 곳이었나 싶을 만큼 깔끔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산행을 시작하며 동창회 산악반 모임 사람들이 식사한 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도 휴지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치워져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산에 올라오는 동안 쓰레기를 전혀 보지 못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닫고 ‘환경을 가꾸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서원마을의 통장 이숙희(55)씨는 마이크를 잡고 확성기를 이용해서 동네 방송으로 반상회를 공지하고 있었다.

“25일 반상회 있는 것 다 아시죠? 많이 참석하셔서 얼굴들 좀 봤으면 좋겠어요. 이번에는 지난달 딸 결혼식에 많은 분들 와 주셨다고 자치 회장님이 맛난 음식을 돌리신답니다.”

개인주택 64가구 300여 명이 도심 속 전원생활을 꿈꾸며 서울시가 하는 ‘살기 좋은 마을’ 사업에 신청하기로 하면서 “마을 규칙 같은 것을 마련하는 등 주민들이 예전보다 더 가깝게 지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나갈 거예요”라며 마을 주민들의 협력과 단합을 위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하였다.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 박원순 변호사는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란 책에서 자신이 살아가는 터전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땀 흘리는 사람들을 소개했는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발로 뛰는 사람들, 안전한 먹거리를 고민하고 환경 친화적인 세상을 일구는 사람들, 마을만의 독특한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사람들, 지역 주민들의 교육 및 건강과 복지를 위해 연대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 중 환경을 중시하고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즉 녹색마을을 가꾸는 충북 괴산 솔뫼농장, 전남 부안 산들바다 공동체, 경북 의성 쌍호공동체, 강원 횡성 지역순환영농조합법인 ‘텃밭’, 충북 괴산 친환경 농자재 은행 ‘흙살림’ 마을의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이들이 환경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함께 노력했는지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환경 가꾸기를 실천하는 노력은 절대 혼자만으로는 이루기 어렵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아니라 ‘나 하나부터’라는 생각으로 마을을 함께 가꾸어 나갈 때, 그 공동체 전체가 살기 좋은 행복한 마을이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악산의 초록이 더욱 짙게 느껴진 것은 전날 내린 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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