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BS 드라마 ‘시티홀’이 화제다.

이 드라마는 가상의 도시 인주시청을 배경으로 ‘대한민국 정당이 몇 개인 줄도 모르는’ 비정치적 서민 신미래(김선아)와 행시·사시를 동시에 패스한 ‘천재 정치꾼’ 조국(차승원)이 벌이는 좌충우돌 ‘진짜 정치인’ 되기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여타 다른 정치 드라마와 다른 점은 현실 정치와의 조우다.

주인공 신미래는 밴댕이 아가씨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지만 상금을 받지 못한다. 고부실 인주시장이 지역구 국회의원인 부정한에게 총선 선거자금을 마련해 주기 위해 횡령했기 때문이다.

신미래는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시민들은 비리 시장을 내몰아야 한다며 시청 앞으로 몰려든다.

아이의 손을 잡고 시청 앞에 나온 한 여성은 이렇게 말한다. “내 아이에게 좀 더 나은 미래를 주고 싶어서 왔어요.” 지난해 광우병 정국 때 촛불을 들고 유모차 시위를 벌였던 여성들이 떠올랐다면 지나친 걸까.

정점은 시장 보궐선거다. 신미래는 “못사는 사람 잘살게, 잘사는 사람 좀 더 베풀게, 그것이 정치 아니냐”며 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그러나 공격이 만만치 않다. 언론에선 사생활이 문란하다더라, 신용불량자가 어떻게 시장이 될 자격이 있느냐며 음해성 기사를 쏟아낸다.

다른 남성 후보들도 TV 합동 토론회에서 “결혼도 안 한 여자가 어떻게 우리 아이들 교육문제를 논할 것이며, 죽어라 맞벌이 해도 내 집 하나 장만 못 하는 서민들의 고통을 알 것이며, 장바구니 들고 시름하는 주부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물가정책을 논할 수 있겠느냐”고 윽박지른다.

여성 정치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편견이 드라마에 그대로 투영됐다.

시장선거 이야기가 방영된 시점은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조문 정국이 시작되던 때다.

많은 이들이 언론과 정치인들의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서민을 위한 정치를 강변하는 신미래의 모습에서 노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 그리고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시청자 게시판에 애도의 글이 쏟아졌다.

오는 10월에는 국회의원 재·보선이 있고, 내년 6월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인 ‘서민을 위한 정치’ 바람이 그때까지 온전히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여기서 잠깐! 여성신문 독자라면 눈여겨봤을 장면들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신미래는 밴댕이 아가씨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여성의 성 상품화’ ‘외모지상주의’ ‘아가씨 대회의 새로운 패러다임’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열거한다. 알고 보니 인주시청 10급 공무원이 되기 전 여성단체에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단다.

신미래가 미스 밴댕이 1등을 차지한 비화도 재미있다. 여성부 장관이 인주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젊었을 때 꿈이 미인대회 진이었다. 신미래씨 기사를 보고 잊었던 꿈이 불현듯 생각났다”고 말한다.

올해 2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도 등장한다. 1인 시위로 실직한 신미래는 “아는 언니가 아기 낳고 쉬다가 여기서 상담 받고 다시 일한다고 해서 왔다”며 상담을 의뢰한다.

지난 몇 년간 여성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보고 듣고 기사에 써온 이 단어들을 시청률 1위 드라마에서 마주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여성부에 물어보니 드라마 제작팀에서 기획단계 때부터 주인공이 여성 정치인이니까 여성정책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여성부 측에 자문과 협찬을 요청했다고 한다. 여성부는 최소한의 예산만 들여 새일센터를 두 번 노출시키는 정도만 협의했다. 이달 중에 한 번 더 나올 예정이다.

여성부 장관이 등장하는 장면은 사전에 얘기가 없었는데, 방송 후에 드라마 제작팀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다고 한다. 내용이야 어쨌든 여성부 광고 효과는 톡톡히 누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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