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 지도자 적극 참여해야”
한·중 여성 지도자 포럼…녹색성장과 여성 역할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이 성공하려면 치유의 리더십을 갖춘 여성 지도자가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는 올해 한·중 수교 17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1일 중국인민외교학회(회장 양문창)와 공동으로 제6차 한·중 여성지도자포럼을 개최했다. 한국과 중국의 여성 지도자들은 이날 ‘녹색경영 시대 한·중 여성 지도자의 역할’을 주제로 열띤 논의를 했다.

한국 측 대표로 나선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여성적 가치인 ‘치유의 리더십’을 통해 남성적 가치가 심화시키고 있는 전 지구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녹색성장 시대는 환경과 경제라는 ‘서로 다른 것’들이 공존하고,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시대”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자’는 수준이 아니라, 파괴와 정복을 앞세웠던 근대적 세계관을 공존과 공영의 세계관으로 바꿔내는 전면적 변화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나 의원은 “녹색성장 시대가 요구하는 공존, 관계, 창조의 리더십은 남녀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지구적 위기를 야기한 남성적 세계관은 여성적 가치인 치유의 리더십을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영 중국 하얼빈시위원회 부서기는 여성이 창시하고 이끈 환경운동의 역사와 배경에 주목했다.

왕 부서기는 “미국의 여성 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은 1950년대 처음으로 환경문제를 공론화해 환경보호단체의 등장을 이끌었고, 영국의 여성 경제학자 바버라 워드는 1972년 저서 ‘단 하나뿐인 지구’를 통해 환경운동의 이론적 기초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류 재생산자로서의 여성은 환경오염 고통을 몸소 느끼며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해왔다”며 “앞으로 여성 지도자들이 환경보호와 관련한 정책 결정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된다면 녹색성장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순환경제에 더 빨리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외에도 ‘한·중 노인복지를 위한 실질적 정책방안’과 ‘한·중 여성 경제인의 실질적 교류협력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의견을 나눴다. 21세기 한·중교류협회는 양국의 여성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서울과 베이징을 오가며 여성 지도급 인사들을 초청해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포럼에는 부총리급인 장매영 중국 전국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을 단장으로, 양문창 중국인민외교학회 회장(장관급)과 채금표 부회장(차관급), 당문생 송경령기금회 부주석(차관급), 범계영 전국부녀연합회 서기처 서기(차관급) 등 20명이 방한했다.

한국에선 김수한 전 국회의장,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한나라당 국회의원), 이수성 전 국무총리, 장상 전 총리서리, 변도윤 여성부 장관,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나경원·박영선·정미경·전현희 국회의원,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안윤정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중국 측 장매영 단장은 “올해로 6회를 맞은 한·중 여성지도자포럼은 양국의 여성 지도급 인사들을 이어주는 없어서는 안 될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는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양국 여성들이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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