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45)씨는 올해로 2년째 서울시립장애인치과병원에서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장애 때문에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칫솔질을 하지 못한 환자가 치료 후 이제는 통증 없이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을 때 정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서울시립장애인치과병원은 국내 유일의 장애인 전문 치과병원이다. 장애인복지카드 소지자에게는 20%, 장애인이면서 기초생활수급자인 경우에는 50%의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비록 무료 진료는 아니지만 일반 병원보다 저렴해 예약이 몇 달째 밀려 있을 정도로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치과 진료는 다른 질환에 비해 워낙 고가이고 비보험이 많잖아요. 쉽게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인데도 돈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악화되는 분들이 많으세요. 최소한 장애인치과병원의 존재를 몰라서 치료를 못 받는 분들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시각장애인은 촉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간단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뇌성마비 등 중증질환자는 경직이나 경련 때문에, 자폐증 환자는 치료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몸을 고정시키는 플라스틱 보호대(패디랩)나 수면마취 없이는 진료 자체가 불가능하다. 장애를 고려한 전문적 치료가 중요한 까닭이다.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수는 2007년 기준 약 209만 명으로, 정신지체나 발달장애, 뇌병변 등으로 치과 진료가 어려운 중증장애인은 약 36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버스로 찾아가는 이동진료’를 통해 특수학교 장애 아동과 장애인복지관, 쪽방촌 거주 장애인, 시립정신병원 수용 장애인 등 총 5000여 명에게 무상으로 치과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턱없이 모자라다.
김씨는 “서울 한 곳에만 있다보니 중증환자의 경우 통원 치료가 수월치 않고, 환자가 몰려 예약도 이미 꽉 찬 상태”라며 “물론 예산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른 지자체는 물론, 서울에도 구별로 하나씩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