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경원’ ‘발끈 영선’ ‘꿋꿋 유정’
‘호통 선영’ ‘목청 영선’ ‘논리 정희’

연일 강도 높은 국정감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18대 국회 여성 의원들의 활약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여성 의원들은 “논리를 겸비한 송곳 추궁과 여성 특유의 꼼꼼한 질문으로 국감장을 긴장시키는 당당함에 여야 구분이 따로 없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사안에 대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까지 보여주면서 요즘 국감장에서는 “여성 의원들이 더 무섭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특징은 여성 의원들이 여야가 치열하게 대치하는 최전선에 서서 때론 호통으로, 때론 논리싸움 등으로 상대측과 설전을 벌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어 ‘전사’로서의 역할을 도맡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 위원장 대신 사회를 보다 민주당 의원들이 계속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자 “발언권을 주는 것은 의장 권한”이라고 버티는 강단을 보였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고함을 지르자 나 의원은 “위원장 대리로 이 자리에 앉았다. 어디서 지금…”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발끈 영선’으로 통한다. 박 의원 역시 7일 법사위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국감에서 “종부세 개정안을 낸 분들이 대부분은 강남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의원”이라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욕이다. 사과하라”고 항의하자 박 의원은 “이건 팩트다. 속담에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이 있다”고 되받아치는 등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서울시 국감에서 지난 총선 당시 뉴타운 공약과 관련, 오세훈 시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을 ‘불륜 당사자’라고 지칭, 한나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으나 사과도 속기록 삭제도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로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

‘호통 선영’으로 불리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통일부 국감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출신인 김하중 통일부 장관을 “영혼을 판 것 아니냐”며 특유의 독설과 호통으로 몰아붙였다. 또 외교부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를 현충원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보인 데 대해 “매국적인 발언”이라고 추궁해 “시정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 냈다.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도 외교통상통일위에서 ‘사나운’ 의원으로 통한다. 송 의원은 외교통상부 국감에서 직접 전자여권의 개인 정보를 빼내는 과정을 시연하면서 “전자여권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더 손쉽게 이뤄지는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여 “시기적절한 지적에 감사드린다”는 유명환 장관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정무위의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여리게 보이는 인상이지만 법조인 출신다운 논리력으로 공무원들을 몰아붙여 “초선같지 않다”는 말을 듣고 있다. 이 의원은 국무총리실 국감에서 조중표 국무총리실장과 ‘유모차 부대’ 관련자 수사를 둘러싸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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