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회 맞았는데 재정은 참가자 자비로
문화예술 인프라 서울 편중 해소해야

 

왼쪽부터  박선자 한국무용협회 강릉지부 회장, 홍종숙 사임당무용단 총무, 김정희 사임당무용단 단장.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
왼쪽부터 박선자 한국무용협회 강릉지부 회장, 홍종숙 사임당무용단 총무, 김정희 사임당무용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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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8회를 맞는 긴 역사를 가진 강릉예술축전은 강원도 영동지역 최대의 예술축전이다. 영동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영동예술축전’으로 시작해 3년 전부터 강릉예술축전으로 독립해 치러지고 있다.

무용, 연극, 음악, 사진, 미술 등 예술 각 분야의 행사가 치러지고 있으며 사진이나 무용, 미술 분야에서는 국제 교류전까지 진행한다.

강릉 내의 국악협회, 무용협회 등 각종 예술단체들이 함께 준비하는 이 축제 기획의 주축은 강릉의 여성 예술가들, 특히 한국 전통문화를 지키려는 이들이다.

“당시 국악에 대한 활성화가 부족한 편이었어요. 국악이란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이 있잖아요. 그래서 고전예술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측면에서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이계숙 한국국악협회 강릉지부 부회장의 말처럼 행사가 처음 시작된 것은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꿔보고자 하는 생각에서였다.

특히 강릉은 보수적인 풍토가 강한 지역, 이는 문화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초기에는 남성들의 예술 참여, 그중에서도 무용과 국악을 하는 남자들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성향까지 있었다고. 그래서 행사를 이끌거나 참여하는 사람의 대다수가 여성들이다. 과거에는 현직 교사의 참여가 많았지만 지금은 가정주부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고 있다.

3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이어온 행사지만 여전히 매해 행사를 치르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다. 재정 면에서도 아직까지 대부분 참가자들의 자비로 꾸려나가고 있는 형편이라고. 그러나 그보다 더 힘든 점은 강릉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강원도에서 예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특히 전통예술을 배우고 싶어도 심층적인 전공학과가 없어요. 그래서 축제를 치를 때마다 서울에서 전공 예술가를 모셔와야 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 힘들어요.”(박선자 한국무용협회 강릉지부 회장)

“강릉에서 배웠다고 해도 다 서울로 떠나버려 강릉 시내에 전공 예술가들이 전무한 실정이에요. 전통문화를 배우고 전수받을 인적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죠.”(김화옥 한국국악협회 강릉지부 회장)

그래도 이들이 축제를 계속해오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문화를 전수, 보존하고 지역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킨다는 사명감 때문. 이계숙 부회장은 “우리가 이런 행사라도 하지 않으면 누가 강릉의 문화예술과 전통문화를 지키겠느냐”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 내에서도 영동, 영서의 문화적 격차도 심한 것이 현실이다. 강원도청이 춘천에 있다 보니 그나마 있는 문화적 인프라도 모두 영동지방에 몰려 있다. 춘천에는 도립무용단이나 국악단, 관현악단이 있지만 영동에는 아무 것도 없다. 이계숙 부회장은 “문화예술이 발전해야 지역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며 “강릉 경제가 지금 침체기이지만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문화예술의 서울 편중 현상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적 기반 자체가 서울에 편중되어 있으니 지방문화가 피폐해질 수밖에 없고 서울로 진출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박선자 회장은 “내 아이가 예술을 배우고 있어도 강릉에서는 키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강릉 예술인들은 축제의 성공을 위해 변화를 시도하며 노력하고 있다. 전통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축제였지만 새로운 것, 퓨전을 원하는 문화 추세에 맞춰 창작무용 등 퓨전문화를 받아들인 것. 박선자 회장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시민들과 호응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계속 노력하고 연구해서 발전한 축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또한 여성문화,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지역 여성 예술가 네트워크 구성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객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특히 이들은 한국 예술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서양의 예술도 좋지만 한국 예술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재미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예술은 한국의 전통예술이고 전통예술의 뒷받침이 있어야 응용예술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박선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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