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고형분 1% 불과… 첨과물로 차 맛 내
다이어트 효과도 의문… 성분·함량 따져야
건강성 기능 차가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데에는 ‘V라인’ ‘S라인’을 외치며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 효과가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김태희가 12㎝ V라인 얼굴을 뽐내고, 전지현과 이효리가 S라인 몸매를 보여주며, 남성 가수 비도 여기에 합세했다.
이런 건강성 기능 차를 마시면 정말 이들처럼 예뻐지고 건강해질 수 있을까. 여성신문 식품안전지킴이 ‘안심해’의 세 번째 리포트의 주제로 건강성 기능 차를 선택했다.
고형분 함량 0.06%에 불과
성분 함량 표기 없어 혼란
먼저, 가장 중요한 차 성분의 함량을 조사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25가지의 차 음료를 조사해 본 결과, 대부분 ‘차 추출액 99.9% 이상’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중 정작 진정한 차 성분인 고형분의 함량은 0.04~0.3% 정도로 1%도 안 되는 미미한 양을 포함하고 있었다.
더욱이 둥굴레차인 음료A의 경우는 둥굴레 추출액이 13.92%(고형분1.15%)밖에 되지 않았으며, 옥수수 수염차인 음료B의 경우 ‘볶은 옥수수 추출액 90%, 옥수수 수염 추출액 10%’ 중 옥수수 수염의 고형분은 0.06%일 뿐이어서 옥수수 수염차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의 함량이었다.
특히 혼합차의 경우 용기에 적힌 재료 및 함량 표시에서는 각각의 차 성분이 얼마만큼씩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차 추출액 99.9%’와 차의 배합성분만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음료C의 경우 ‘혼합차추출액 99.92%(고형분0.11%, 혼합차배합성분: 보리31%(국산), 우롱차엽18%(중국산), 녹차엽, 결명자, 검정콩, 현미, 둥굴레, 홍차엽, 율무, 치커리, 옥수수, 메밀, 차가버섯, 보이차, 화이트티, 뽕잎, 감잎, 상황버섯, 영지버섯, 구기자)’로 돼 있다.
이를 보면 혼합차 전체에 차 고형분이 0.11%로 지극히 미미한 양이며 그 중에서도 절반(49%)이 보리차와 우롱차엽인 것.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성분인 차가버섯, 상황버섯, 영지버섯 등의 성분은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 수 없는 적은 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혼합차추출액24%(고형분:0.3%, 혼합차배합성분: 티타리메밀30%(중국산), 결명자25%(국산), 우롱차엽, 녹차엽, 구기자, 영지버섯, 둥굴레, 상황버섯, 차가버섯, 보이차, 인삼, 진피, 삼백초, 뽕잎, 감잎)’로 써 있는 음료D 등 대부분의 혼합차가 비슷하다.
‘다이어트 차’ 효과 어려워
합성착향료와 첨가물 문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차 광고를 보면 L-카르니틴, 카테킨 등의 성분을 첨가해 ‘다이어트 효과’를 선전하는 경우가 많다.
L-카르니틴은 지방 대사에 관여해 지방질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차의 카테킨 성분은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해 체지방 감소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 그러나 함량을 표시할 수도 없을 만큼 미량에 불과한 만큼 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차 음료에서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첨가물의 함유 부분이다. 음료B에는 현미향을 내는 합성착향료와 글리신, 탄산수소나트륨, 복합오렌지황금추출물 등이 들어 있다.
이처럼 많은 차 음료가 차 고형분의 함량이 적은 대신 옥수수향, 둥굴레향, 현미향 등 합성착향료를 써서 차 고유의 ‘구수하고 깊은 맛’을 내고 있다.
그 외에도 감미료인 글리신과 항산화제인 비타민C 첨가로 인해 낮아진 ph를 중성으로 조절하기 위한 탄산수소나트륨을 첨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합성보존료인 L-아스코르빈산나트륨이나 합성보존료 대신 자몽종자추출물, 폴리리신, 복합허브추출물, 복합황금추출물 등 천연 항균물질이 첨가돼 있다.
녹차의 카페인 다량섭취 시 고혈압, 타닌은 변비 유발
또 광고의 영향으로 ‘효능’은 잘 알지만, 차 음료가 가지고 있는 ‘부작용’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녹차 등의 차 음료는 많이 섭취할 경우 혈압을 높이고, 과다한 이뇨작용으로 탈수의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녹차의 타닌 성분은 변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옥수수차가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몸이 찬 여성의 경우 찬 기운의 음료인 옥수수차를 마실 경우 순환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최근 노화방지와 항암효과로 각광받고 있는 검은콩 차의 경우도 콩 자체의 성질은 따뜻하지만 달이거나 삶으면 차가운 성질로 변해 몸이 찬 사람이 마셨을 때 역효과를 낼 위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차 음료가 ‘0㎉’ ‘합성보존료 첨가 無’ 등을 강조해 표기하고 있는데 이에 속지 말아야 한다.
2007년 10월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에 따르면 ‘식품의 용기 또는 포장 등의 무(無) 또는 저(低)의 강조 표시는 제조, 가공 과정을 통해 해당 영양소의 함량을 낮추거나 제거한 경우에만 사용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차의 경우 당이나 카페인 제거 공정을 거치지 않았으면 0㎉라고 쓸 수 없으며 식품첨가물의 경우도 이미 해당 식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합성보존료 등의 식품 첨가물에 대해 ‘사용을 하지 않았다’는 표시를 할 수는 없는 것.
이에 대한 것은 현재 2009년 4월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 미용 성분의 함량은 지극히 낮은 데다가 오히려 첨가물까지 들어 있는 건강 차 음료들은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물보다 맛이 있고 탄산음료보다 칼로리가 낮은 탓에 미용·건강 음료로 각광받고 있지만, 광고나 용기에 적힌 홍보 문구 이전에 성분과 함량 등을 꼼꼼히 확인해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음료 광고에서 나오는 모델들은 대부분 음료를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며 꺼내 마신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하고 다니면서 마시라는 무언의 권유가 느껴진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 페트병에 들어 있는 이들 차 음료는 유기물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개봉 후에 미생물 오염의 우려가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미생물팀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소비자가 차 음료 한 병을 구입한 뒤 소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3시간인 경우가 51%라고 한다. 더구나 운전자의 경우엔 음료를 마시고 차에 오랫동안 방치해 두며 마시기도 한다.
개봉 후 2시간 이상이 경과되면 세균이 많게는 일반세균 기준(1㎖당 100cfu)의 20배 이상 증식한다. 따라서 개봉 후에는 빠른 시간 안에 마시고, 반드시 냉장 보관할 것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