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의료사고 문제점 짚어 눈길
성형수술에 대한 시청자의 냉정한 판단 도와
성형외과개원의협 “수술동의서 개선하겠다”
최근에 성형수술이 보편화되어 성형수술로 인한 의료사고 피해 접수가 2004년 연간 26건에서 2007년에는 129건으로 5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추적60분’은 이러한 실태를 전하면서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고, 2005년 12월에도 ‘추적60분’에서 제기했던 문제점들이 2년 반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프로그램은 사례를 통해 성형외과의 마취전문 인력 부재, 응급상황에 대한 늑장 대처와 기록 누락 및 장비의 미흡, 수술 위험성 고지와 동의에 대한 허술한 처리, 타 병원들의 신체감정서 발급 기피, 그리고 의료분쟁 시 환자가 사고를 입증해야 하는 고충 등 문제점들을 상세히 짚었다. 이를 통해 요즈음 더욱 늘고 있는 성형수술에 대해 시청자들이 좀 더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날 방송은 “사고는 늘고 있는데 막을 수 있는 장치는 거의 없고, 그 사이 자격 없는 불법 성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보건복지가족부의 제도 개선 의지에 대해 “소신 갖고 일하기 그렇게 어려운가요?”라고 일침을 놓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한 성형수술 시 마취과 전문의가 있는지 여부, 응급조치 시설 확인, 차트와 진료기록 확보 등 최소한의 주의사항을 환기하기도 했다.
방송이 거둔 효과도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상정된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이 의료인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20년째 입법보류 중인 가운데 이번 고발로 인해 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측에서 ‘수술 시 부작용 및 위험성을 의사가 직접 기술’하도록 수술동의서 양식을 개선하겠다고 한 것이다.
특히 그동안 방송에서 다뤘던 성형수술 관련 의료사고 고발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여타 프로그램에서는 외모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소비자들의 문제를 부각시켜 사안의 본질을 흐렸던 점이 자주 있었지만 이번 ‘추적60분’ 방송에선 의료사고의 화살을 피해자에게 돌리지 않은 점이 대단히 바람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남았다. 피해자가 명문대 법대생으로서, 재원(才媛)임을 안타까워하며 ‘최우등생’을 강조한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부분. 그간의 성적표를 죽 늘어놓고 학년별 학점을 읽어주고 만점 가까운 토익점수표까지 꺼내놓으며 ‘똑똑한 딸’임을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우수한 사람의 사고는 더 안타깝다’라는 감정을 자극하는 구성을 보여준 점이 한계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