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입대-복학’ 군대문화 재생산 심각
10명중 4명 기합 경험… 재교육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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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기합 논란, 끊이지 않는 성추행 사건 등 대학 내 군사주의와 폭력문화에 대한 잇단 지적이 일고 있다. 많은 남학생들의 재학 중 군대 경험이 대학의 문화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일까. 또한 대학 내 군대문화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어떤 보완이 이뤄져야 할까.

권인숙 명지대 교수와 나임윤경 연세대 교수 등이 주축이 된 연구팀은 지난 5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한국 대학문화의 군대적 징후-위계, 폭력, 성차별’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최근 전국 대학생 206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15.1%가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고 35.6%가 언어적 폭력과 단체기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기합에 대한 지지도도 높게 나타났다. 전체 27.3%가 단체기합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이중 예체능 계열은 무려 65%가 필요성에 동의해 단체기합에 대한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69%가 모임에서 강제로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명 중 4명이 단체기합을 경험하고 있는 대학에서 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두고 나임윤경 교수는 “‘폭력’이나 ‘권위’가 추억이나 친밀함으로 남으면서 성찰과 비판의 여지를 남기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심층면접을 통해 폭력을 행사한 선배들의 교묘히 자기합리화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미워서 때리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때린다는 ‘사랑의 매’ 이데올로기를 작동시키고 있는 것이지요. 매가 사랑으로 둔갑하는 맥락에서는 매를 맞는 사람만이 사랑받는 것이기 때문에, 여학생들마저 남성들의 폭력을 비판하지 않고 답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우리나라 대학 내 군대문화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일까. 연구팀은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징병제 국가이면서 일본 식민체제를 경험했고 권위주의적 정권이 장기 집권하는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사적 경험이 있는 대만과의 비교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만은 한국보다 위계나 서열문화에 대해 비판적 민감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에서 학생들 사이 인간관계가 폭력적이라 느낀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 한국 학생은 15.2%만이 그렇다고 답한 반면, 대만은 42.9%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단체기합을 받거나 목격한 경우는 한국(35.6%)에 비해 현저히 낮은 4.8%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인간관계의 폭력성을 규정하는 기준이 한국에서는 ‘신체폭력’인 반면, 대만은 ‘언어폭력’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대만에서 언어폭력을 당하거나 목격한 비율은 44.6%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과 대만은 왜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권인숙 교수는 “대만의 대학에서 군대문화적 요소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남자 대학생들이 군복무 시작을 대학 졸업 후에 하기 때문”이라며 “대만과의 비교연구는 한국 남학생들의 군대 경험이 생각보다 크게 대학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 재학→입대→복학이라는 순환을 통해 대학 내에 군대 문화가 끊임없이 유입되고 확대 재생산되고 있으며, 나아가 성적 차별과 직장에서의 복종적 상하관계 등으로 다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대안적인 한국 대학문화 구상을 위해 ▲대학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이 신입생들을 위한 교육에 책임의식을 가질 것 ▲군 경험에 대한 성찰적 문화와 교육을 대학 안에서 마련할 것 ▲대학생들이 졸업 후 입대하는 방식을 사회 전체가 고려할 것 등을 제언했다. 이어 “무엇보다 대학과 학생교육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교수들이 이 문제에 대해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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