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총선평가 간담회 열어
전략공천이 오히려 여성후보 옥죄는 결과로

 

4월21일 여세연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8대 총선 평가 간담회에서 각 정당 의원들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순영, 이계경, 유승희, 홍미영  의원.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4월21일 여세연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8대 총선 평가 간담회에서 각 정당 의원들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순영, 이계경, 유승희, 홍미영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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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에 도전했던 여성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총선 평가와 향후 여성 정치참여 방향을 논의했다.   

지난 4월21일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4·9총선 평가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신은숙 한국여성정치연맹 총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이계경(한나라당), 유승희·홍미영(통합민주당), 최순영(민주노동당) 의원과 진보신당의 비례대표 후보였던 이선희씨 등이 참석했다.

발제를 맡은 오유석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여성 정치세력화가 다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고 총평했다.

오 대표는 특히 ‘여성 약진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비례대표 여성 의원들이 지역구에 도전해 정당득표율을 넘어서는 득표율을 얻어내는 경쟁력을 보이긴 했지만 선출직 여성공천이 여전히 적고 ‘전략공천’이 오히려 여성후보들을 옥죄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 비해 여성후보가 늘고 지역구에서 4석이 늘어나는 고무적인 결과가 있었지만 여성당선자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고, 주요 정당의 선출직 여성공천이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문제에는 특히 공천심사위원회의 구성이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전체 공심위원 13명 중 4명, 통합민주당은 전체 12명 중 단 한명만이 여성위원이었다.

‘전략공천’으로 인해 오히려 여성들이 피해를 입은 경우도 많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오 대표는 “오랫동안 지역구를 준비하며 터를 닦아온 여성이 전략공천으로 인해 지역구 도전 자체를 포기해야 하거나, 공천을 받고도 해당 여성후보와 합의되지 않는 채 당 지도부가 다른 정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를 언론에 흘리면서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의 갑작스런 출마로 종로에서 밀려난 유승희 의원과 신계륜 전 사무총장의 ‘은평을 지역 연합공천 검토’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송미화 후보의 경우다.

비례대표 여성할당 보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로서는 최소한의 비례대표 할당조차 지키지 않는 일부 정당에 대한 규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 여성할당 자체는 지켰지만 당연히 여성후보의 기본전제가 돼야 하는 성평등 의식과 이에 대한 검증이 어느 정도 작동되었는지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최근 논란으로 인해 제도 자체가 훼손될 수는 없으며, 다만 선정과정에서 투명하고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오 대표는 “이번 총선의 교훈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정치개혁과 여성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실천적 대안들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구심점이 없었던 여성계의 반성을 촉구했다.

최순영 의원은 “각 정당의 공천심사가 늦어지고 이는 자연스레 정책선거보다는 이미지 선거를 하게 만들었고,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불렀다”며 “이런 정치풍토를 바꾸고 새판을 짜려고 여성의원들이 그동안 부단히 노력했던 것 아니었나. 지금이 다시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올바른 정치참여의 모습을 보여야 할 시점”이라며 여성의원들과 여성계의 재정비, 재도약을 주문했다.

이계경 의원 역시 “17대에 큰 활약을 했던 맑은정치네트워크와 같이 주옥 같은 여성을 골라 여성의 힘을 보여주고, 여성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연합이 없었다. 민주당 공심위에 여성위원이 1명뿐이었다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못한 부분도 문제였다. 반성하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더 많은 여성들의 지역구 입성을 위한 관련 매뉴얼 제작을 제의하기도 했다. 그는 “지역구 선거 경험도 없고 관련 지침서도 없다보니 처음에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고 보니 차근차근 밟아야 하는 과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여성계에서 지역구에 도전하는 여성후보들을 위해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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