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갈 데도 없는 철거민 신세가 돼버렸다.” “임신 후 끊임없는 발길질에 사산당한 기분이다.”

격한 표현들과 함께 눈물도 터져나왔다.

3년 동안 갈고 닦은 지역구에서 ‘거물급 정치인들의 대결’이라는 미명 하에 손학규 대표에게 밀려난 유승희 통합민주당 의원과 네거티브 선거에 의해 공정한 ‘여론경선’을 치르지 못하고 지역구를 내준 홍미영 의원.

이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눈물을 보인 두 의원은  교통사고 외상후 증후군처럼 아픔은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고 했다.

유승희 의원은 “열심히 3년 동안 지역을 닦았지만 이제는 철거민 신세가 됐다”면서 특히 이후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는 점에 크게 분노했다. 유 의원은 “스스로 결정권은 물론, 예고도 없이 일을 당하는 철거민들처럼 ‘종로에 출마해야겠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게 됐다’는 손 대표의 일방적이고 짧은 설명이 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을 위해 수용하는 결단을 보이고 대안으로 다른 지역구 공천을 요구한 일이 잘못된 일이었는지 묻고 싶다”며 “당사자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었을 뿐더러 해결해주려고 하는 의지조차 없었다”고 꼬집었다.  

홍미영 의원은 “눈에 보이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선거였지만 결과는 그들의 승리였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다 잊고 이대로 주저않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은 홍 의원은 “당내 권력과 자신들의 정치입지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마초집단들에 대해, 그들이 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에 큰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상대방이 ‘불법적으로 해서라도 공천을 따내겠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고, 불공정한 경선이 진행됐다”며 “1월에 있었던 특정사안이 공천시점에 맞춰 교묘하게 편집돼 유포됐고, 어떤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상대후보측에 그대로 전달되는 경우가 잦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을 떨어뜨리기 위한 다양하고 의도적인 활동들이 이뤄졌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법적 처리를 받으라는 결론뿐이었다는 것. 그는 “당내 여성들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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