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정의회복 새길 열려

지난달 25일, 일본의 한 지방의회로부터 희망찬 봄비 소식이 전해져왔다. 국제사회의 노력과 여론이 일본 내 시민단체들과 양심 있는 정치인들의 활동으로 이어졌고, 그 노력들이 일본 효고현 다카라즈카시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성실한 대응을 촉구하는 청원 채택으로 이루어졌다는 소식이었다.

25명 다카라즈카 시의원 중 24명의 기립 찬성으로 채택된 이 청원은 일본 정부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7월30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미국 하원 의회의 결의안 채택에 대해 ‘유감스러운 일’로 평가한 것은 “1993년 고노요헤이 관방장관 담화와는 모순되는 태도”라는 것이다.

또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설립해 아시아 피해자 및 여성단체들로부터 비난받았던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기만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부에 1993년 고노요헤이 관방장관 담화를 넘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상 규명을 실시할 것과 피해자의 존엄 회복에 대해 노력하고 성실한 대응을 할 것을 요구했다.

다카라즈카시 의회의 청원 채택은 효고현의 한 지방의회에서 이루어진 결의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주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고, 첫 출발을 열어주었다. 국제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 책임추궁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에 일본 사회와 정치권에서 일어난 변화는 국제 여론과 연계, 발전할 수 있는 첫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한 지방의회에서 시작된 작은 바람은 일본 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 전국적인 바람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미 오사카부의 스이타시, 사카이시, 이바라키시에서는 결의안 추진이 진행되고 있으며, 오키나와, 도쿄, 히로시마 등의 지방의회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시키기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하원에서 결의안이 채택된 지 1년이 되는 오는 7월30일을 기해 전국 각 지방의회의 움직임으로 확산되어갈 것이다. 또 11월 도쿄에서 열릴 제8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를 통해 일본 참의원 의회에서의 청문회와 결의안 채택활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 일본 각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이 풀뿌리 운동은 고령의 몸을 이끌고 세계를 돌며 용기 있게 증언하고, 여성들과 연대활동을 해온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고 격려가 되고 있다.

다카라즈카에서 불붙은 정의 세움이 마침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정의가 회복되는 그날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시민들의 힘으로 정의가 만들어지는 이 현실 앞에 일본 정부가 부끄러움을 되찾아 더 이상의 역사왜곡과 더 이상의 책임회피를 중단하고, 즉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새 역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는 여전히 전쟁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여성과 아이 등 약자들에게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본보기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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