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감독 작품 상영, 영화 제작 등 새로운 시도

제10회를 맞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러 면에서 새로운 시도에 도전했다.

우선 남성감독에게도 문을 여는 ‘파격’을 감행했다. ‘오픈 시네마’ 부문을 신설해 여성의 삶을 그린 남성감독들의 작품 6편을 상영하기로 한 것이다.

칸 영화제 각본상에 빛나는 ‘천국의 가장자리’(파티 아킨·독일 터키), 과테말라 매춘여성 축구단을 다룬 ‘레일로드 올스타즈’(체마 로드리게즈·스페인), 유태인 레즈비언 여성공동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비밀’(애비 네셔·이스라엘 프랑스) 등이 그것이다.

자극적 소재가 눈길을 끌지만, 이들 영화의 진면목은 ‘남성의 눈’으로 그려낸 힘차고 독립적이며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여성들의 모습에 있다. 김선아 수석 프로그래머는 “앞으로도 남성감독들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발굴, 상영해 여성영화의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자체 제작도 시도했다. 개막작으로 선보이는 옴니버스 영화 ‘텐텐’은 여성영화제 10년과 함께 성장한 국내외 여성감독 6명이 의기투합했다. 여성작가 박완서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중견배우 나문희 등 익숙한 얼굴들도 만날 수 있다.

여성영화제의 매력은 ‘여성영화제가 아니면 보기 힘든 영화’를 만나는 데 있다. 올해 ‘퀴어 레인보우’에서는 레즈비언 감독이 제작한 독립영화에 주목한다.

‘한국에서 레즈비언으로 살아가기’를 다룬 ‘우린 레즈비언이잖아’(사포·한국), 성전환 여성을 남자 감옥에 수감하는 ‘가혹행위’를 고발한 ‘잔인하고 비정상적인’(자넷 바우스, 단 헌트·미국), 레즈비언 커플이 아이 만들기에 동참할 남성을 찾아 나서는 ‘틱 톡 룰라바이’(리사 고닉·영국) 등 10개국 16편이 소개된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성전환 남성들과 대화를 나누는 ‘쾌걸여담’ 이벤트가 펼쳐진다. 

이외에도 중국 여성감독 펑 샤오리엔의 대표작 5편을 모은 ‘감독 특별전’, 9회까지 초청작 중 관객에게 특히 사랑받은 작품 11편을 선보이는 ‘커튼콜’, 19개국 여성감독들의 신작 30편을 모은 ‘새로운 물결’, 10대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춘 ‘걸즈 온 필름’ 등 예전보다 훨씬 풍성해진 30개국 141편의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제 기간에는 영화 ‘텐텐’에 참여한 독일 감독 울리케 오팅거와 한국계 캐나다 감독 헬렌 리, 특별전을 여는 중국 감독 펑 샤오리엔, 레즈비언 감독 바바라 해머, 세계 최대의 여성영화 배급단체 대표 데브라 짐머만 등 30여명의 여성영화인이 한국을 찾는다. 관객과의 대화, 심포지엄, ‘쾌girl-女담’ 등 다양한 곳에서 이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여성영화제는 오는 10일부터 18일까지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다. 자녀 동반 관객은 놀이방을 이용할 수 있다. 영화제 입장료는 조조 4000원, 일반 5000원, 개·폐막식·심야영화 1만원이다. 문의 (02)583-3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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