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퇴치하려면 성 '파는' 사람만 일방적으로 매도 말라

재미한국인 윤순영 박사는 인류학 전공자로 특히 젠더 이슈에 정통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운동가이기도 한 윤 박사는 이화여대에

서 연구와 강의를 수행한 적도 있다. 현재는 뉴욕시립대 대학원에서

연구자로 근무하며 미국의 유력주간지 의 칼럼니스트로 활발히 글을 기고하고 있다. 지

난 95년 북경에서 개최된 제4차 유엔세계여성회의에서 NGO포럼과

유엔 사이의 코디네이션을 책임지기도 했다. “딸들에게 아들과 동

등한 재산상속권과 교육을 인정했던 할아버지”에 이어 자신을 ‘제

3세대 페미니스트’로 스스로 표현하는 윤 박사는 앞으로 지의 동의를 얻어 본지에 격주간으로 세계의 여성문제에 집

중하는 자신의 칼럼을 게재할 예정이다.

최근의 추세를 감안하면, 90년대 말까지 에이즈 감염율은 방콕에서

활동하는 윤락녀들 사이에서 8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NGO(비정부기구)들과 정부 주도의 건강프로그램들이 에이

즈의 심각성과 폐해를 이들 환락사업에 일嚮?왔고, 보건진료소가

환락가 한가운데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에 설치되기도 했다. 그러

나 여성운동가들은 근본적인 대책을 위해선 잘못된 성편견을 이슈로

들고나오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결론내렸다.

내가 악명높은 사창가 팟퐁을 태국정부의 한 보사부 직원과 방문했

을 때, NGO에서 파견나온 간호원이 도착했다. 그는 바에 있는 소녀

들을 상대로 에이즈의 위험을 알리는 슬라이드 필름을 상영했는데,

그 날의 주된 메시지는 “성행위시 콘돔 착용 필수”라는 것. 그러

나 정작 당사자들의 문제는 남성고객들에게 어떻게 이 콘돔 착용을

권하느냐는 것. 콘돔을 착용 안 할 경우 에이즈에 감염될 우려가 있

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히라는 간호원의 권고에, 일부 소녀들과 업주

들은 이들 고객들이 다시 찾아오지 않아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될 것

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사실 10세 소녀도 윤락녀로 전락해버리는 동남아시아 일부국가들의

현실의 근저엔 빈곤이 깊이 깔려있다. 특히 농촌지역의 소녀들이 매

춘에 많이 이용되는데, 이들과 부모들을 꾀는 윤락 알선업자들의 주

된 구실은 미화 2백달러 정도를 제시하며 “도시에 좋은 일자리를

알아봐 주겠다”는 것. 이들 윤락알선업은 번창일로여서 NGO의 80

년대 추산에 따르면, 태국 한 나라에만 70만명의 윤락녀들이 활동하

고 있다. 에이즈가 창궐함에 따라 윤락녀들의 나이는 점점 어려지고

처녀값은 상승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그럼 무엇이 중국, 일본 등의 동양권 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영

국 등 서구 관광객들을 태국으로 불러모으고 있는 것일까? 그 주범

은 바로 “날씬하고 태양빛에 그을린 상냥한 소녀들이 에로틱하고도

헌신적인 방법으로 백인남성들을 사랑해준다. 그들은 우리 유럽인들

도 아직 모르는 사랑의 기술을 타고났다” 등의 여행사들의 광고.

국제적 압력으로 이들 광고들이 덜 적나라해지긴 했지만, 섹스관광

업의 번성은 시들줄 모른다.

이런 맥락에서 아시아 윤락녀들의 가장 큰 불행은 이들만 에이즈의

원인제공자로 몰아부치는 사회분위기이다. 에이즈캠페인 역시 이들

에 대한 보건교육, 통제, 감시에 집중돼 있을뿐, 이들의 고객인 남성

들은 방임해 버린다. 그 결과 에이즈에 걸린 윤락녀들은 의료보험

이나 직장의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실직하게 된다.

이제 여성운동가들은 이들 희생자를 일방적으로 킵되歐? 보다는

섹스관광조직과 남성고객 대상의 법적 제재와 보건교육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가능한 실천사항 중에는 유럽

일부에서 제안되고 있는 것처럼, 여행사들로 하여금 여행객들이 섹

스관광에 나설 경우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되는 지를 여행 전에 미

리 명확히 주지시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여행객과 환락산업에 붙

이는 세금을 인상해 보건프로그램의 재정조건을 개선시켜 여성관련

단체들과 NGO들이 이 기금을 에이즈 환자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

게 하는 것이다.

이들 대안들이 현실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페미니스트 그룹

들 사이의 국경을 초월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매매춘이

창궐하는 아시아 특정국가들에게 더욱더 강력한 정치적 제재를 가함

으로써 아동매춘을 미연에 방지하고, 나아가 여성을 에이즈의 주된

희생자로 만들어버리는 그릇된 성적 편견을 일소하는 궁극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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