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홍보보다 아이디어로 승부할 터”

 

지자체 교육행정을 책임지는 교육청에 최초의 여성공보관이 탄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1월 정기인사에서 전북교육청 여성공보관으로 발령받은 이선옥(55) 공보관. 전북교육청뿐 아니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최초의 여성공보관이다. 이선옥 공보관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어깨가 무겁지만 후배 여성공무원들의 성원을 들으니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전북 교육정책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공보관은 “전국 최초의 여성 교육청 공보관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남성들에 의해 이뤄진 정책 홍보 일변도의 홍보 방식을 탈피, 참신한 아이디어로 전북도민 및 교육가족들에게 다가서는 교육청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73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전북교육청에서 일반직 여성공무원 최초의 사무관(2003년), 첫 여성 지역교육청 관리과장(2006년) 등 여성 1호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초등교육과 학사담당 사무관, 진안교육청 관리과장 등 넓은 실무경험을 쌓았으며, 최근까지 본청 교육협력담당 사무관으로 재직했다.

그는 또한 후배들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전북교육청 교육행정 여성공무원 협의회를 조직, 회장을 맡아 운영하며 매년 2회 워크숍을 열어 여성공무원들의 자기계발과 동기부여, 정보공유를 독려해왔다. 뿐만 아니라 여성지도자 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전북 여성계와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써왔다.

이 공보관은 남성 못지않은 폭넓은 대인관계와 적극적인 업무추진력으로 ‘여장부’란 별명을 갖고 있다. 그는 “업무처리시 물러서지 않고 설득을 통해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붙여준 별명인 듯하다”며 “기분 좋은 일”이라고 답했다.

물론 힘든 일도 있었다. 열심히 일하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해외연수나 표창, 승진에서 밀릴 때는 좌절감과 서러움을 느꼈다고. 그러나 처음 사무관이 될 때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14개 지역 교육청에 여성후배들이 1명 이상 담당보직(6급)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해왔다.

이런 그에게 최근 전북교육청 내 여성후배들의 약진은 무엇보다 기쁜 일이다. 6급 공무원 승진 인원의 절반 이상을 여성이 차지할 정도. 교육행정직 1392명 중 49%인 689명, 5급 이상 관리직 93명 중 3명(3%), 6급 이상 408명 중 114명(28%)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여성공무원들 중 일부지만 아직도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지금의 자리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충고하곤 합니다. 특히 직원간 네트워크 부족으로 정보공유가 되지 못해 여성공무원들이 불이익을 받을 때 안타깝습니다.”

그는 자신이 정년을 맞기 전 전북교육청 내에 적어도 10명 이상의 여성사무관이 배출돼 교육행정의 핵심부서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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