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엔지니어 퇴직률 높아 대안 모색”
세계적 규모의 대회는 처음
독일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

 

“독일에서는 1970년대부터 젊은 여성들을 공학인재로 발굴해내려는 캠페인 등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현직에 종사하는 여성 엔지니어 수는 부족하죠. 포르투갈 등의 유럽 서남부 지역에서는 여성엔지니어 수가 남성보다 많다고 합니다. 왜 여성공학자 비율이 낮은지, 종사하더라도 왜 오래 근무하지 못하는지 유럽 여성공학대회에서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뷔르힐데 뷔네케 토타오이 독일 베를린공대 부총장이 세계적인 여성공학자들과 함께 7일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열린 ‘여성공학자와 미래사회에 관한 심포지엄’(이화여대 공대 주최)에 참석했다. 이날 ‘유럽연합과 독일의 여성공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토타오이 부총장을 따로 만나 독일의 여성공학 정책과 여성공학자의 현주소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그는 오는 2009년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여성공학대회’에 대한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토타오이 부총장은 이 행사에 준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가 대변인을 맡고 있는 독일여성공학협회가 주최한다. 이 국제회의에는 EU 회원국은 물론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 약 8000명의 여성공학자들이 초청될 예정이다. 

그는 “공학이 발전된 독일이지만 세계적인 규모의 여성공학대회가 열리기는 처음”이라며 “독일 각지의 여성엔지니어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맺는 여성공학대회는 2년에 한번씩 14년째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매번 약 300명 정도의 여성엔지니어들이 모이는데 다들 ‘이렇게 여성엔지니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토로합니다. 평소 남성이 대다수인 조직에서만 일하면서 여성들간의 네트워크 필요성을 절감하다보니 벌어지는 일인 거죠. 여성공학대회에 참석할 때마다 자신감이 생기고 일에 대한 동기부여도 됩니다.”

토타오이 부총장은 여성공학자들이 자기 분야에서 오래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데 대해 특별히 문제제기를 했다. 그는 “독일에서 엔지니어라는 직업은 사회적으로 인지도도 높고 근무환경이 좋은 직군에 속한다”며 “그럼에도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엔지니어 일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성엔지니어들이 어렵게 일을 시작해도 왜 1~2년 사이에 많이 그만두게 되는지 그 원인을 찾아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009년 유럽 여성공학대회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해 본격 논의해볼 요량이다.

토타오이 부총장에 따르면, 독일은 여성공학자 양성에 대한 정부 의지가 높다. 매년 초등학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 관련 연구실과 작업실을 방문해 여러 기업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걸즈데이(girl’s day)’ 행사를 열 정도다. 올해만 해도 이 행사에 무려 8100개의 이벤트가 마련됐고, 13만명의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참가했다.

젊은 여성들과 여학생들이 IT기업을 방문해 로봇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전수받는 ‘로버타’라는 프로젝트도 있다. 이 프로젝트의 교육내용은 큰 관심을 불러일으켜 과학교재로도 만들어졌다. 영국, 스웨덴, 호주, 이탈리아에서도 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현재 영문 작업 중이라고 한다. 토타오이 부총장은 정부가 이런 행사를 위해 후원금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계공학과 교수직을 겸하고 있는 그는 17년 전 최연소 나이로 베를린공대 교수에 임명됐다. 부총장직을 맡은 지는 4년째다.  

“나는 집에서는 요리를 즐겨하고 아이 3명을 키우는 평범한 주부예요. 여기까지 온 것이 굉장히 긴 여정이었어요.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만약 베를린공대 부총장 같은 목표를 세우고 달려왔다면 중도하차했을 거예요. 그저 하루하루 내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모든 것은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평범한 말을 한국의 여성공학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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