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 저자 박정수 씨
서양화를 전공한 뒤 롯데화랑 큐레이터, 서울미술협회 이사, 월간 갤러리가이드 편집부장 등을 거쳐 현재 인사동에서 아트프로덕션 연일아트를 운영하고 있는 박정수(42) 대표. 그는 최근 그림투자에 관심 있는 초보투자자, 소액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좋은 미술작품 선정 및 투자 노하우를 설명한 책 ‘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BMK)를 펴냈다. 현 미술시장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것은 물론, 인사동에서 15년째 화상으로 일하며 쌓은 미술투자의 노하우를 모두 담았다.
박 대표는 최근 미술시장이 전에 없는 호경기라는 데 의문을 표한다.
“미술시장이 붐이라지만, 소수 작품들만 고액에 거래될 뿐 중진 이하 화가의 작품들은 거래량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그나마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경매쪽에 몰려 화랑 거래는 더 줄어든 상황이죠. 게다가 사람들은 재테크 대상으로만 미술품을 이야기하고 소장가치와 감상가치는 무시하는데, 작품을 관람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소장하며 기쁨을 찾는 정신활동이 미술재테크의 기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는 “거품 투자자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초보 미술애호가들이 미술작품을 부담 없이 접하고 바르게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북을 내고 싶었다”며 출간 동기를 설명했다.
박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는 좋은 작품을 선별하는 안목을 기른 뒤, 자신에게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초보자가 미술투자를 시작하려면 우선 작품을 많이 접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발품을 팔며 화랑을 둘러보고 안목을 키운 다음, 소장가치가 있는 작품을 구매하는 게 좋겠죠. 블루칩 작가의 작품이라고 무조건 구매하면 후회하기 쉽습니다. 한 작품에 준비된 돈을 모두 써버리는 것도 위험합니다. 안목이 생길 때까지는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찾아 발품을 팔며 사고자 하는 가격의 3분의 1만 투자하세요.”
그는 “미술시장에는 30만원, 50만원하는 ‘젊은’ 미술품도 많다”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작품을 건지기 위해서는 부단히 관심을 갖고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떤 작가의 작품을 사야 할까. 박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잠재력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눈을 돌릴 때”라고 말했다.
“100년 후 남을 작품은 어떤 것일까요. 지금 당장 인기 있고 유명한 작품도 좋지만, 앞으로 가치가 있을 작품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전의 형식을 뒤쫓지 않으면서도 동시대의 감수성을 담아낸 잠재력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젊은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면 적은 돈에 소장의 기쁨을 누리는 것은 물론, 젊은 작가들에게 격려가 되고 미술시장에도 보탬이 되겠죠.”
그는 특히 “젊은 작가들 중 여성작가군단을 주목하라”고 추천했다.
“미술계에도 여성들의 ‘M곡선’은 존재합니다. 젊은 작가들 중 여성작가의 비율이 2배 이상 높지만, 결혼과 출산을 기점으로 수가 급격히 감소하죠. 이후 여성작가들은 40~50대에 다시 나오지만 그때는 늦은 감이 있습니다. 때문에 능력 있는 여성작가들에게 꾸준히 관심을 갖고 미술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한다면, 작가도 성장할 수 있고 작품을 구입한 투자자도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박 대표는 “책을 낸 이후 가끔 정말 30만원으로 미술작품을 살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를 받곤 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인사동에 나와 함께 그림구경을 하러 다니자’고 말한다”며 “미술품에 투자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화랑으로 나와 직접 작품을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1. 적극적으로 인터넷을 활용하라
미술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면 한군데서 최소 100개 이상 미술품을 구경할 수 있다. 직접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사업자 등록번호는 꼭 확인하자!
2. 수익과 시간은 비례한다
일반 투자와 달리 미술에서는 바닥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 작가의 명성이 높아질 때까지 좋은 작품을 감상하며 여유 있게 기다려라.
3. 비싼 작품보다 저렴한 작품에 눈을 돌려라
일등급 작품보다 한 단계 정도 저렴한 작품을 구입해라. 같은 화가의 작품이라도 작품별로 가격차가 크니 꼼꼼히 살필 것.
5. 자신의 눈에 차는 화가만 고집하지 말자
세상에 100종류의 미술품 중 내 마음에 차는 것은 하나뿐이다. 그러므로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라 할지라도 포기하지 말자. 주변의 정보를 종합해 최대치의 작품을 고르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