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 조사 ‘남아선호사상’이젠 옛말로
맞벌이 가정늘고 육아비용 부담커져 급격 변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남아 선호사상’이 급격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6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15~44세 여성을 대상으로 3년마다 ‘아들의 필요성 여부’를 묻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들이 없어도 무방하다’는 의견이 1997년 39.4%, 2000년 39.5%, 2003년 43.3%, 2006년 49.8%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반면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는 의견은 1997년 24.8%, 2000년 16.2%, 2003년 14.1%, 2006년 10.1%로 해마다 떨어졌다. ‘아들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있는 것이 좋다’는 의견 역시 1994년 34.3%, 1997년 35.0%, 2000년 43.2%로 증가하다가 2003년 41.8%, 2006년에는 39.3%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도시보다 읍·면지역에 거주할수록,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아들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심리적 만족(67.1%), 가정 행복(51.2%), 가문 유지(19.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노후생활(2.6%)과 경제적 도움(1.0%) 때문이라는 응답은 거의 없어 자식한테 기대지 않으려는 정서가 보편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맞벌이 가정의 증가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교육과 육아 등에서 경제적 부담 증가 ▲여아 인공 임신중절 방지 캠페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에서 한국사회의 가치관이 ‘아들이 꼭 있어야 하거나 있는 것이 좋다’에서 ‘없어도 괜찮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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