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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 스페이스 제공
파격비너스 선보인 재미작가 데비 한

서구중심, 정형화된 아름다움 거부한다

동서양 가치 아우른 작품…아름답지 못한 것을 아름답게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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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몸은 어떤 것인가? 혹시 美의 상징인 비너스처럼 완벽한 8등신에 1대 1.6의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서구식 몸매를 꿈꾸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다면 재미작가 데비 한(Debbie Han·38)의 작품 비너스는 충격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데비 한은 기존 비너스의 얼굴과 몸에 그동안 아름답지 못한 것으로 분류됐던 모습들을 결합시켜 낯선 모습의 비너스를 만들어내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가다.

그가 만든 비너스는 아프리카 여성의 두꺼운 입술, 코 평수가 넓은 주먹코, 쌍꺼풀 없는 작은 눈을 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대중목욕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 평균 사이즈의 아줌마 몸매로 탄생되기도 한다. 6등신이나 될까 말까 한 신체비율에, 가슴은 처치고 뱃살도 접힌 아줌마의 몸이 이상적인 비너스의 몸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일상의 비너스’).

이밖에도 데비 한은 ‘Beauty’ 시리즈를 통해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쪼글쪼글한 할머니의 얼굴에 곱게 화장을 해 변신시키기도 하고, ‘식(食)과 색(色)’이라는 전시를 통해 한국인이 흔히 먹는 음식에 여성의 신체를 결합시켜 여성의 몸을 둘러싼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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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데비한 홈페이지
그는 서구 중심의 아름다움을 거부한다. 서구 편향적 미적 기준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관점에서 다양한 인종과 계급의 아름다움을 아우른다. 아름다움이 정치, 사회, 문화적 맥락 속에서 정의되고 변질될 수 있다고 꼬집는다. 또 서구 고전미의 상징인 비너스에 평범한 동양여성의 모습을 결합한다. 이를 통해 서구지향적인 문화풍토 속에서 서양적 여성의 미의 기준이 자연스럽게 흡수되지 못하고 모순적 부조화로 존재하는 오늘날 한국의 문화풍토를 풍자한다.

“서양의 아름다움이 이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다보니 동양인들은 자연히 열등감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이는 몸의 구조를 넘어 일상의 생활미학에까지 침투하고, 결국 우리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우린 무엇인지까지를 흔들어 놓습니다.”

데비 한은 지난 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서울 종로 트렁크갤러리(관장 박영숙)에서 ‘아름다움·美·어떤 이데올로기’를 주제로 새 작품들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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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때부터 미국에서 자라며 동양과 서양의 가치관과 아름다움의 차이에 천착한 작가는 이번에는 문화에 따른 몸과 행동의 변화에 주목했다. 동양에서 터부시되는 여성의 자위를 주제로 한 비너스상(Mastaurbating Grace)을 선보이고, 서양에서 동성애로 오인받기 쉽지만 한국에서는 익숙한 손잡는 비너스상도 선보인다. 허리를 굽혀 공손히 인사하는 비너스상(a Bowing Grace)도 있다. (02)3210-1233

데비 한(Debbie Han)은

서구 중심의 미적 기준에 반기를 드는 작품들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미술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뉴욕 프렛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Vision of Beauty(샌프란시스코 프레디퐁 갤러리·2006년), DEBBIEHAN(서울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2006년), 미의 조건(서울 갤러리 쌈지·2005년) 등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20여차례 단체 및 기획전에 참가했다. 올해 세계적인 미술재단 ‘폴락 크래스너 파운데이션’의 수상자로 선정돼 2만달러의 지원금을 받았다.

개인 홈페이지는 www.debbieh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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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아티스트 장지아

보는 이를 불편하게

비일반적 성적 코드

사회관념과 금기에 도전…다양한 성행위 표현화 충격 퍼포먼스도

나의 작업은 보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사람들이 외면하고 싶거나 겉으로 드러내고 싶지않은 대상들이 소재가 되죠. 내 작업은 전반적으로 폭력과 더러움, 비일반적 성적 코드로 분류되며, 대부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나타납니다.”

비디오 아티스트 장지아(34)씨. 그는 파격적이고 보기에 다소 거북한 작업들을 해오며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새벽 4시30분 가슴을 드러낸 채 길거리를 헤매는 퍼포먼스(portrait·1999년)를 하거나, 엑스터시(환각제)를 복용했다면서 5분 단위로 반응을 체크하는 퍼포먼스를 직접 해온 것. 2002년에는 오럴섹스, 69섹스, 그룹섹스, 동성애 등 다양한 성행위를 경쾌한 음악에 맞춰 연속화면으로 보여주는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I’m sixteen).

지난 3월에는 서울 홍대앞 대안공간 루프에서 서서 오줌 누는 여성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OMERTA-침묵의 계율’). 얼굴을 가린 여성들이 옷을 벗곤 엉거주춤 서서 오줌을 누는 사진과 이를 찍은 영상이 여과 없이 보여지자 이중의 금기(‘벗은’ 몸으로 ‘서서’ 배설하는 여성)를 목격한 관객들은 당황했다.

하지만 장씨는 “단순히 ‘여자는 서서 오줌을 싸면 안된다’는 관념에 도발하는 게 아니라 권력과 감각, 금기에 대한 다양한 담론의 장을 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제목인 ‘오메르타(OMERTA)’는 마피아들이 사용하는 은어로 ‘조직의 비밀을 절대로 발설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그의 작업은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금기에 도전하는 소수를 위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비밀스런 이야기다. 장씨는 “많은 관객들이 내 작품을 이해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공적 소통보다는 개인적인 내밀함을 곱씹게 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회적 관념과 금기에 서슴지 않고 도전하는 그가 여성의 몸, 성에 관심을 갖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장씨는 “섹슈얼리티는 개인적이면서도 육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이고, 몸이라는 영역 안에서 이루어지며, 잠재된 감각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작업요소”라고 설명했다.

“작업 초기부터 여성으로서의 몸을 이용한 해프닝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는 비디오라는 매체와 만나 시스템 안에서 개인, 여성성, 사회적 금기를 나타내는 소재가 됐죠. 차츰 작업은 단순한 해프닝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허용하지 않거나 사회의 기호와는 상관없는 개인의 욕망을 다룸으로써 사회적으로 고정된 정체성을 깨트리는 작업으로 변모했습니다.”

그는 비디오 아트의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좋아한다.

“비디오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저와 잘 맞아요. 비디오의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성향과 하드웨어적인 메커니즘, 그리고 보는 이의 감정까지도 컨트롤하기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그는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그동안은 영상작업을 주로 했지만 얼마 전부터 사진과 설치미술도 병행하며 영역을 넓혔다.

현재 장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청 갤러리에서 ‘’Women Artists in Action’을 주제로 전시 중이다. 오는 9일부터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감각의 극한’을 주제로 전시를 연다. 내년 하반기쯤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으며, 시카고에 있는 아시아 갤러리를 통해 유럽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오메르타’전을 준비하며 실현하지 못한 에스키스(esquisse-밑그림)들이 많아요. 기존에 해왔던 작업들과 같은 맥락이지만 더욱 심화되고 다듬어진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젊은 작가 장지아씨. 문득 최근 이슈가 됐던 발레리나 김주원씨 누드사진에 대한 그의 견해가 궁금해졌다. 그랬더니 예상했던 답이 돌아왔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거죠? 그녀가 고상하고 정통성 있는 발레리나이건 현대무용가이건 퍼포머이건간에 몸을 통해 표현해내는 예술가인 건 분명합니다. 왜 그녀의 표현에 대해 국립발레단이 몸단속을 하는지 알 수가 없네요. 어느 사회나 그 사회의 정서나 도덕성과 윤리를 지키기 위한 자들과 그 터부를 깨기 위한 자들의 충돌은 계속되죠. 이를 문제삼는 이들이 실제 문화생활을 얼마나 향유하며 살고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장지아는

추계예술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에서 조형예술 미디어아트를 전공, 미디어아트 전문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문예진흥원 신진작가로 선정됐으며, 현재 한예종 미술원, 경원대 미술대학, 계원예술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는 www.oooooxxxx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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