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엄마는 CEO 마인드 가져야"
가정경영 비법은 남편에 대한 시각 바꾸는것
집안이 행복해지면 훌륭한 인재도 많이 배출
미국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세 자녀를 모두 하버드, 예일대 출신의 국제변호사, CEO로 키워낸 장병혜 박사. 지난 2005년 '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는 책을 펴내 엄마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던 그가 이번에는 신작 '위대한 엄마의 조건'(중앙북스)을 펴냈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학원에 다니지만, 아이들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아빠는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가정에서 설 자리를 잃고, 엄마는 집에 갇혀서 아빠의 역할까지 도맡다보니 자신만 희생한다는 피해의식이 강해져 서로 말다툼을 자주 벌이게 되죠. 이런 부부간의 관계가 아이를 삐뚤어지게 만들고, 공부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는 아이를 정말 사랑한다면 아이에게 전부나 다름없는 가정을 화목하게 만들어야 하며, 이는 가정 내 최고의 경영자인 엄마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가정경영을 위해 그가 강조하는 최우선 비법은 남편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것이다.
"훌륭한 자녀교육은 아이와 엄마의 쌍방향 관계가 아니라 엄마-아이-아빠의 삼각 트라이앵글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한부모 가정이 된 이들도 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버지의 부재'가 아니라 '아버지의 존재가 무시되는 상황'이에요."
이를 위해 그는 남편을 '큰아들'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남편을 바꿀 수도 없고, 바꿀 필요도 없어요. 다만 남편을 '큰아들'이라 생각해보세요. 큰아들이 동생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부여받듯, 남편도 뒤늦게 낳은 큰아들이라 생각하고 가정 내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정 부분의 권리와 감당할 수 있는 의무를 주어야 합니다."
자녀 양육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는 남편을 무조건 포기하지 말고, 남편이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지어주자는 것. 예를 들어 아이가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 엄마가 일방적으로 지시하지 말고, 남편과 함께 상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엄마가 아들을 용서하는 것처럼 남편에 대해 좀더 관대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이가 변하기 시작하고, 변한 아이를 보면서 부부가 변하고, 결국 가정이 변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적당한 희생'을 강조했다.
"한국 엄마들은 아이를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을 해요. 양육 때문에 직장을 포기하기도 하고, 자신의 하루 일과를 아이에게 맞추기도 하고요. 적당한 희생은 화목한 가정을 위해 필요하지만, 과도한 희생은 결국 남편과 아이들에게 발산돼 가정을 깨뜨리고야 말죠."
평화로운 가정을 위한다면 적당히 엄마의 희생을 덜어내야 한다고 장 박사는 조언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에게 수학과 영어만 가르치지 말고 집안일도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요즘 아이들은 결혼 전까지 각자 집안에서 왕자, 공주 취급을 받고 자라요. 그러다가 갑자기 결혼을 하면 막막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불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게 되죠. 엄마는 아이들이 결혼 후 가정을 지키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바느질이며, 요리며, 가구수리며 만반의 준비를 시켜야 합니다."
장 박사 역시 세 자녀들에게 여름방학마다 수도 고치는 법, 요리, 바느질 등 실질적인 부분을 가르쳤다. 그 결과 자녀 모두가 남편과 아내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됐음은 물론, 직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현재 미국 뉴저지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장 박사는 1년 중 많은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고 있다. '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는 책을 출간한 이후 많은 엄마들의 상담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장 박사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한국 가정을 위해 보낼 생각이다.
"앞으로 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한국의 젊은 가정을 위해 공헌하고 싶어요. 아직도 많은 가정이 자녀교육을 그릇되게 하고 있고, '행복한 가정'을 남의 일로만 여기고 있잖아요. 더욱 많은 가정이 행복해지고, 이를 통해 훌륭한 인재가 많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위대한 가정경영의 5단계
장병혜 박사는 아이를 잘 키우는 좋은 엄마를 넘어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는 위대한 엄마가 되고 싶다면, 남편의 빈 자리를 잘 채울 줄 알아야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위대한 가정경영의 5단계'를 제안했다.
1단계 조직 개편하기 남편에게는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명예회장'의 자리를, 아이들에게는 부서장의 책임과 권한을 주어라.
2단계 원칙과 법칙 정하기 어떠한 상황과 변수 아래에서도 변하지 않는 규율을 정한다.
3단계 한계 공유하기 경제적 능력을 포함한 부모의 역량과 자녀들의 역량을 공유한다.
4단계 우선순위 결정하기 가족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선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5단계 행복한 시소 타기 명예회장인 남편의 무관심과 뜨뜻미지근한 결정을 다그치지 않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