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메디컬 다큐 3부작… 남자의 성·갱년기 등 고찰
영상으로 배우는 남자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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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영(가명·39)씨는 성전환자다. 자궁과 유방 제거를 한 그는 얼마 전 8시간 동안 남성 성기를 이식하는 대수술을 마쳤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자신이 여자인 게 행복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안씨는 "나는 원래 남자인데 여자의 몸으로 잘못 태어났다"고 말한다.

진정한 '남자의 조건'이란 뭘까? Y염색체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남성 생식기를 가졌다면 완벽한 남성일까? 그렇다면 이 모든 조건을 갖추고도 여자로 성전환하는 남성은 왜 생기는 걸까? 또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자신이 남성이라고 느끼는 여성은 왜 생기는 걸까?

여성과 더불어 각각 세상의 절반을 이루는 남성의 몸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TV 프로그램이 방영돼 눈길을 끈다. 

지난 16일 밤 10시에 방영된 KBS 1TV '남자의 몸-남자의 증거' 편은 남성의 성 정체성을 바탕으로 남성이 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살펴본 메디컬 다큐멘터리다. 외관상으로 완벽해 보이지만 남성으로 살 수 없는 남자,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자가 되고 싶은 여자 등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남자의 조건'을 고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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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따르면 남자가 되는 첫번째 조건은 Y염색체다. 남자가 되려면 수정시 Y염색체를 받아야 한다. Y염색체를 받았다고 바로 남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태아의 몸에는 여전히 여성 생식기도 남아있다. 임신 5~6주께 Y염색체 내에 있는 sry유전자(성별 결정 유전자)가 활동을 시작할 때 비로소 고환이 형성되고 여성 생식기도 퇴화된다.

또 다른 남자의 조건은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자아이의 몸을 성인남성의 몸으로 바꿔놓는다. 테스토스테론은 정자와 정액의 생산, 뼈와 골격의 성장에 영향을 끼치는 것 외에도 공격성을 키우는 등 성격에도 관여한다.

Y염색체와 생식기, 테스토스테론 외에도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건이 남아있다.

네덜란드 국립뇌과학연구소의 딕 스와브 박사는 남녀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 5년 동안 100구의 사체에서 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뇌의 시상하부가 남성이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뇌의 시상하부는 성적 행동을 관장할 뿐 아니라 사회적 성 정체성과도 관련이 있다.

태아일 때부터 뇌의 성별은 결정된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치면 남성의 뇌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남성의 성기는 임신 초기부터 생성되지만 뇌의 성별은 임신 후반부에 결정된다. 때문에 신체적 성별과 뇌의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여성이 되고 싶은 남성,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남성이 되고 싶은 여성이 생기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실제로 정상여성의 시상하부와 여성으로 성전환한 남성의 시상하부는 비슷한 모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방송은 외형적 조건 외에도 뇌가 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번 다큐는 KBS가 지난해 방영한 메디컬 다큐 '여성의 몸'에 이은 연속 기획물이다. 남자는 무엇이고, 남자의 조건은 무엇인지, 남성들은 왜 성에 집착하며, 남성들의 갱년기에는 어떤 증세가 나타나는지 등 남자도 잘 모르는 남자의 몸에 대해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6개월간의 취재와 HD영상, 정교한 그래픽으로 깊이를 더했다. 해설은 가수 이문세가 맡았다.

남자들의 성을 다룬 '아담의 본능, 리비도'(2부)는 오는 23일, 남자의 갱년기를 다룬 '제2의 사춘기, 갱년기'(3부)는 30일 밤 10시에 방영된다. 2부에서는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남자들이 털어놓는 솔직담백한 성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3부에서는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된 4050 남성들의 갱년기를 고찰하고 극복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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