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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3월에 프랑스의 유명 대중가수인 세르즈 겐즈부르그가 세상을 떠났다. 당연히 각종 언론에서는 만인의 사랑을 받던 가수의 죽음을 톱기사로 내보냈다. 당시 TV를 보고 있던 나는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에게 무심코 물어보았다.

"저 친구 어느 학교 나왔대?"

당시 프랑스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 습관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동한 것이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던 친구. 난 졸지에 이상한 질문을 한 꼴이 되어버렸다.

프랑스에서는 예술방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학력이 그리 중요치 않다. 프랑스 대중가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가수 조르주 브라상도 고등학교 중퇴 출신이지만 타계한 지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음유시인으로 브라상과 쌍벽을 이루는 가수 레오 페레는 명문학교 시앙스 포 출신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브라상보다 더 대우를 받는 일은 없다. 프랑스인들 중에서는 아무도 이들의 출신학교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

프랑스에서는 학업에 자질과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일찌감치 학교를 그만두어버린다. 프랑스에서 의무교육은 16세까지인데 보통 고등학교 2학년 수준에 해당된다(프랑스는 중학교 4년, 고등학교 3년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학교를 그만둘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낙제를 몇번 당한 학생이라면 16세에도 중학교 과정에 머물 수 있다. 그러므로 중학교를 마치지 않아도 학업을 그만둘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놀라운 것은 부모들이 그런 아이들을 억지로 말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모의 학력수준이 높고 집안이 좋은 집 애들 중에서도 중·고등학교 중퇴 출신의 아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일찌감치 학교를 떠난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그림, 혹은 스포츠 등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학력 못지않게 프랑스에서 무시되는 것은 외모다. 프랑스에선 누가 예쁘니, 누구 키가 몇이라느니 등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처음에 프랑스로 유학 갔을 때 나는 일종의 외모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지 않았나 싶다. 유색인종인 데다 서양에 맞추어진 미의 기준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따르고 있었던 까닭에 늘씬하고 코가 오똑 선 프랑스 여자애들 앞에서 혼자 기가 죽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프랑스 애들은 스스로의 외모에 대해 우월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나를 상당히 예쁘게(실제적으로는 귀엽게라는 표현이 더 맞다) 보기까지 하는 애들도 있었다. 우리가 단점으로 생각하는 낮은 코와 평면적인 얼굴이 이들에게는 아주 귀엽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 이후 난 외모에 대해 상당히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한국인들이 서양인을 보고 제일 색다르게 느끼는 것은 그들의 뾰족한 코다. 그러므로 그들이 우리를 보고 제일 색다르게 느끼는 것 또한 우리의 낮은 코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서양인들이 동양인들에게서 가장 색다르게 느끼는 것은 우리의 눈이다.

쌍꺼풀 없이 가로로 길게 찢어진 일직선의 눈이 너무 신기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건 예쁘고 밉고의 기준을 떠난 것이고, 그래서 그런지 눈이 더 찢어진 사람일수록 인기가 높다. 한번은 한 한국 여학생이 한참 깔깔거리고 웃고 있는데 방 주인인 프랑스 아줌마가 웃느라고 더 길게 찢어진 이 학생의 눈을 신기하게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묻더란다. "너 그 가는 눈으로 볼 건 다 보니?"

서양애들은 동양인들을 흉내낼 때 두 손을 눈 가장자리에 대고 수평으로 찢는 시늉을 한다. 이들에게는 동양인들이 찢어진 눈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건 우리가 매일 하루 세끼 밥을 먹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매일 밥 먹는 것과 눈이 찢어지는 것 사이에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들에게는 상관이 있다.

서양사람들은 밥을 먹으면 변비에 걸린다고 생각한다. 이게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들은 밥을 매일 먹는 동양사람들은 엄청 변비로 고생할 거라는 추측을 갖고 있다. 화장실에서 변비로 고생하면서 항상 얼굴을 찡그리느라 우리 눈이 이렇게 가로로 찢어졌다는 얘기다.

처음에 이 얘기를 들었을 때 내 찢어진 눈이 갑자기 동그랗게 모여들었다. 그리고 즉시 대꾸하기를, "그것 너희 잘못 생각하는 거다. 동양인들은 밥을 먹을 때 항상 야채를 같이 먹어 변비에 걸리는 일 없다." 그러나 나의 이 발언이 그들의 생각을 바꾸지는 못한 것 같다.

우리가 우리의 외모나 학력에 필요 이상으로 신경을 쓰는 것은 누군가가 거기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아무도 거기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프랑스에서는 아무도 남의 외모나 학력에 관심을 갖지 않으니 자유롭다. 세수도 안하고 머리도 빗지 않은 채 나가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이렇게 자유로운 상태에서 살다가 한국 사람을 만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서 계속 사는 한국 사람들이 아니라 한국에서 볼 일로 파리를 며칠 방문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들의 시선 앞에서 내 행동은 자유롭지 않게 된다. 말은 안해도 시선으로 내게 뭔가 메시지를 준다. 아니면 메시지를 주지 않아도 이들의 사고가 내게 텔레파시로 전해져 온다. 그래서 한국 사람을 만나고 오면 불편하다. '다음에 한국 사람을 만날 땐 얼굴에 화장도 하고, 10년 넘게 입고 있는 스웨터 대신에 새로 산 재킷을 차려 입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얼굴짱이니 몸짱이니 해서 특히 여자의 외모에 온 신경을 쏟는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파리에 와서 화장을 전혀 하지 않고 소박하고 수수한 옷차림을 한 젊은 프랑스 여자들을 보고 놀라는 일이 종종 있다. 외국인들이 서울에 가서 제일 놀라는 것이 화장 진하게 하고 옷 곱게 차려입고 다니는 수많은 젊은 여자들을 볼 때라고 한다. 이들은 이 여자들이 모두 어디 파티에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무슨 특별한 날에나 그런 옷차림을 하니까.

지난번에 한국에 들어갔을 때 공항에 나를 마중왔던 오빠가 나를 보더니 하는 말, "너 지금 파리에서 오는 게 아니라 어디 충청도에서 밭 매다 온 것 같다."

아, 내가 제대로 한국에 도착했구나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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