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선대위 '양성평등본부' 설립 눈길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인 '대한민국 국민성공캠프'의 윤곽이 지난 8일 드러났다.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에, 6개 직능 선대위와 별도 기구인 문화예술정책위가 결합된 '2+7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그간 '탈(脫) 여의도 정치'를 표방해온 이 후보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당연직을 제외한 중앙선대위원장, 본부장 등을 외부에서 영입한 점과 공동선대위원장에 여성분야를 따로 두지 않는 대신 '양성평등본부'를 새로 설립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양성평등본부'는 당 정책과 행사, 공약 등을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검증하고 여성의 정치참여와 지위향상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후보 직속으로 설치됐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관기' '마사지걸' 발언 등으로 여성계와 대립을 지속해왔던 것을 상쇄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성평등본부장에는 한국가족학연구회장, 한국여성학회장을 지낸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가 임명됐다. 김 교수는 "그동안 여성계 학자들이나 많은 분들이 애를 쓴 덕분에 여성들의 지위가 많이 향상됐지만 아직 부족함을 느낀다"면서 "양성평등본부 설립은 여성들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대등한 파트너로 인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에서 행해지는 모든 활동, 정책, 공약 등에서 성별 관련성을 파악하고 양성평등 관점에서 살펴보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성차별적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감시하는 역할도 아우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중앙선대위 구성에 포함된 박근혜, 전여옥 등 정치인을 제외한 여성으로는 김 교수 외에 공동선대위원장 미래·신산업분야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이사가 있다.

배 대표는 이 후보가 지난달 벤처업계의 추천을 받아 영입한 경우다. 당시 이 후보는 기술기반이 있는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여성 CEO를 물색했는데, 한국바이오벤처협회 부회장인 배 대표가 적합한 인물로 맞아떨어졌다고 한다. 배 대표는 지난 3일 이 후보를 처음 만났다.

배 대표는 "기술혁신을 통한 기술기반의 기업, 인재 활용을 중시하며, 대기업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이 튼튼한 허리가 되어야 한다는 이 후보의 메시지를 현장에 전달하고 현장과 후보를 연결시켜 대선에서 좋은 결실을 맺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후보측은 배 대표가 이 후보의 '토목공사' 및 '개발시대' 이미지를 순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선대위원장 물망에 올랐던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의 경우 이 후보가 직접 만나 협조를 당부했으나 이 총장이 극구 사양해 성사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 약력소개

서울출생

동명여고, 서울대 미생물학과, 미국 뉴욕주립대 세포분자생물학 박사

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

한국바이오벤처협회 부회장

㈜리젠바이오텍 대표이사

서울출생

경기여고, 이화여대 가정관리학과, 고려대 대학원 가정학 박사

한국가족학연구회 회장

한국여성학회 회장

성신여대 심리복지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