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첫 여성 화폐 인물에 신사임당 찬반논란
여성계, 첫 여성 화폐 인물에 신사임당 찬반논란
  • 홍지영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7.10.13 21:55
  • 수정 2007-10-13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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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인물" vs "재평가해야"

 

여성 화폐 인물로 추천된 여성들. 위로부터 최초 여성 여왕 선덕여왕, 신사임당, 조선시대 의녀 김만덕, 최초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독립운동가 유관순.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dosage for cialis site cialis prescription dosagefree prescription cards sporturfintl.com coupon for cialis
여성 화폐 인물로 추천된 여성들. 위로부터 최초 여성 여왕 선덕여왕, 신사임당, 조선시대 의녀 김만덕, 최초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독립운동가 유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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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총재 이성태·이하 한은)이 오는 2009년 발행할 고액권 화폐 초상인물로 신사임당이 유력시되자 여성계 내부에서 찬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고액권 화폐는 5만원권과 10만원권 두 종류다. 이 중 하나는 여성이 초상인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지난 8월 초상인물 후보군을 10명으로 압축했다. 이 가운데 여성으로는 신사임당과 유관순이 포함됐다. 유관순의 경우에는 애초 화폐도안자문위원회가 추천한 1차 후보 20명에는 빠져 있었지만, 전문여론기관을 통한 설문조사와 전문가 서면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아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다.

"신사임당 화폐인물 선정은 국가적 망신"

우선 신사임당 선정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보인 사단법인 '문화미래 이프'(대표 엄을순)는 지난 2일 성명서를 내고 "'어진 어머니 착한 아내'라고 하는 근대의 현모양처 이데올로기에 의해 지지되고 있는 신사임당이 새 화폐 여성 초상인물로 선정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프는 "이율곡의 어머니이자 이원수의 아내로 인정받는 신사임당보다는 개인으로서 자아를 실현한 여성인물이 반드시 초상인물로 선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프는 또 "단순히 여성 한명을 화폐에 넣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여성이냐가 중요하다"면서 "이미 화폐에 이이, 이황 등 유교적 인물이 지배적인데도 신사임당이 선정되는 것은 유교적 패권주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성을 화폐인물로 선정한 외국 사례도 소개했다. 프랑스, 일본, 호주, 노르웨이, 스웨덴, 이탈리아,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는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펼친 인물을 화폐인물로 택한 점이 공통적이다.

이프는 현재 온·오프라인에서 신사임당 선정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9일 현재 1600여명이 서명했다.

엄을순 대표는 9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신사임당과 달리 주체적으로 역량을 발휘한 소서노, 선덕여왕, 허난설헌, 유관순, 나혜석 등과 같은 역사적 인물도 많다"면서 "사임당이라는 호도 중국의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인 '태임'을 본받겠다는 뜻에서 스스로 지은 것인데, 신사임당이 최초의 여성 화폐인물로 선정되면 중국인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사임당을 현모양처가 아닌 뛰어난 예술가로 봐야 한다는 일부 입장에 대해서도 엄 대표는 "신사임당이 등장하는 것은 미술교과서가 아니라 도덕교과서"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 2004년 '여성인물을 화폐에 시민연대'를 조직해 운동을 펼쳐왔던 김경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도 신사임당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10일 전화통화에서 김 원장은 "율곡의 어머니로 더 잘 알려진 신사임당을 현대 여성들의 이상적 여성상으로 화폐에 내세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아들 이율곡과 함께 모자가 함께 화폐인물로 선정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현모양처 왜 안되나 대중의 폭넓은 사랑받아 적격"

신사임당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여성단체는 이프의 입장에 대해 크게 반격하고 나섰다.

신사임당의 날을 정해 해마다 예능대회를 열고 있는 대한주부클럽연합회(회장 김천주)의 김순복 사무처장은 "왜 현모양처를 나쁘게 보는지 모르겠다"면서 "조선조 당시 여성으로서 율곡을 대학자로 키워내고 작품활동을 펼친 신사임당이야 말로 역사적으로 고려해 볼 때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강원도가 주는 '신사임당賞' 수상자와 지역 예술인으로 구성된 '율곡학회 사임당21'의 회원 김경자씨는 "어머니라고 해서 진취적이지 말란 법이 어디 있느냐"며 "가정을 잘 꾸리고 자식을 잘 키운 것이 화폐인물 선정에 결격사유가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신사임당이라는 인물 자체보다 현모양처로만 평가돼온 게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다. 강원도내 5개 단체로 구성된 강원여성연대의 유혜정 대표는 "신사임당에 대한 재해석·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사 속 여성인물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에서 신사임당이 지나치게 부각되기도 했지만, 예술작품에 많은 에너지를 쏟을 만큼 자기계발에 충실한 인물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유 대표는 설명했다. 유 대표는 "신사임당이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하면서부터 현대적 관점에서 재평가 작업이 이뤄졌다면 여성계 내부의 의견이 지금처럼 크게 엇갈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프는 오는 15일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여성 화폐인물 선정과 관련한 토론회를 연다. 김경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이 발제를 맡고 김신명숙 이프 편집위원, 페미니스트 한의사 고은광순씨 등이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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