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퀸' 엘리자베스 2세 14개국 30여 화폐에 등장
호주의 경우, 남녀평등의 원칙에 따라 지폐의 앞뒷면 중 한면에 반드시 여성인물의 초상을 넣도록 하고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를 비롯해 19세기 초 성공적인 사업가였던 메리 라이비, 최초 여성 국회의원 에디스 코완, 세계적인 소프라노 넬리 델바, 작가 메리 길모어 등 5명의 여성이 화폐인물로 실려 있다.
독일 화폐에는 낭만파 작가 베티나 폰 아르님, 슈만의 아내이자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 슈만이 등재됐다. 칠레는 500페소 인물로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먼저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을 선정했다. 프랑스는 최고액권 화폐였던 500프랑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마리 퀴리를 실었다(유로화가 통용된 이후 클라라 슈만, 퀴리 부인의 화폐는 쓰이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에는 여권운동가 케이트 세퍼드가 뉴질랜드 10달러에 등장한다. 덴마크는 5종 중 2종이 여성인물이다. 소설가 카렌 블릭센, 여배우 요한네 루이제 헤이버그 등이 화폐를 장식하고 있다. 노르웨이에도 노벨상 작가 시그리드 운드셋 등이 등재됐다. 멕시코 200페소 화폐의 주인공은 멕시코 식민지시대의 시인이자 수녀인 후아나 아스바헤다.
서구에 비해 아시아에는 화폐인물에 선정된 여성인물이 적은 편이다. 눈에 띄는 경우는 일본과 인도네시아 정도. 일본은 2005년 일본 메이지시대의 소설가였던 히구치 이치요를 5000엔 화폐인물로 등재했다. 히구치 이치요는 24세의 어린 나이에 요절했지만 '키재기', '섣달 그믐날' 등의 저서를 남기며 최초의 여성작가이자 메이지 문단의 천재작가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로부터의 독립전쟁시 활약했던 독립운동가 튯낙디엔 여사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