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리더십의 토대' 무너질까 우려
05년 전임교수 해임·06년 학부 연계전공 폐지… 순서대로
서울여대 이어 두 번째… 학계선 여성학 폐지론 확산 걱정

 

숙명여대가 내년부터 대학원 석사과정 여성학 협동과정의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했다. 재학생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학과 폐지 결정은 부당하다”며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숙명여대가 내년부터 대학원 석사과정 여성학 협동과정의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했다. 재학생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학과 폐지 결정은 부당하다”며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교수님이 전과를 권하시는 거예요. 대학원 석사과정에는 전과제도가 없는데 말이죠. 이상해서 물었더니 내년부터 여성학 협동과정은 신입생을 뽑지 않는다고,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고 하더라고요. 협동과정이니까 전임교수가 없는 것도, 불만족스러운 강의도 꾹 참았는데…. 이제 와서 신입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없애겠다니 너무 억울하지 않겠어요?"

숙명여대 여성학 협동과정 석사과정 4학기인 영주(28)씨는 요즘처럼 마음이 심란한 때가 없다. 논문만 쓰면 졸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졸업하면 전공학과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학과 폐지만은 막아보자는 생각에 졸업한 선배들 만나랴, 학내를 돌며 서명운동하랴, 대자보 써서 붙이랴, 정신이 없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학과 폐지 조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2005년 전임교수가 갑자기 해임됐고, 지난해에는 학부 여성학 연계전공이 없어졌다. 그래도 '설마' 했었다. 올 6월 여성학 협동과정 10주년을 기념해 한국여성학회 춘계학술대회 개최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날 학술대회의 주제는 '여성학의 쟁점과 젠더 질서의 재편'이었다.

이에 대해 김주헌 숙명여대 기획처장은 "여성학 협동과정 폐지는 이미 예전부터 논의됐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여성학 협동과정을 발전시켜보려고 전임교수를 임용했는데 재학생들이 기대하는 여성학 강의나 학교의 수업방향과는 차이가 있어 다시 강사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10년째 정원이 미달되는 등 재정적 문제가 겹치면서 폐지 쪽으로 결론이 모아졌다고 김 처장은 말했다.

학교측이 여성학 협동과정 폐지를 두고 저울질을 하는 사이, 학생들은 성매매를 주제로 한 논문을 사학과 교수에게 지도받는 등 '반쪽짜리 전공교육'을 받아야 했다.  

김 처장은 "여성학과 여성리더십을 모두 끌고 가기는 힘들다. 여대라는 이유로 무조건 여성학과를 유지하기보다는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학이 여성리더십의 방향성과 다르니까 그동안 신입생도 안들어왔던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숙명여대는 지난 2002년 리더십을 특성화 정책으로 도입했다. 그해 숙명리더십개발원을 설립했고, 2004년에는 리더십 연계전공을 개설하는 등 리더십에 대한 연구·교육·훈련을 강화했다. 2005년에는 '2020년까지 대한민국 리더의 10%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리더십교양학부 설치, 리더십주간 도입, 리더십 역량강화를 위한 전공과정 개설 등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여성학자들은 "여성학이라는 학문적 배경 없이 어떻게 여성리더와 여성리더십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인지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배은경 서울대 여성학 협동과정 전공주임교수는 "여성학에 대한 수요는 떨어지는데 여성리더십에 대한 수요만 오른다는 학교측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배 교수는 "21세기 여성리더십은 생물학적 여성의 리더십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을 모두 포괄하는 균형감각과 더불어 평등과 차이를 인정하는 발전적 패러다임을 필요로 한다"며 "여성학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숙명여대가 추구하는 여성리더십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학문"이라고 강조했다.

여성학 협동과정을 운영 중인 다른 여대에서는 "남의 일 같지 않다"며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여성학자는 "이화여대를 제외하면 여대 가운데 숙명여대가 그나마 여건이 좋은 편이었는데, 이번 사건을 기폭제로 타 대학의 여성학 협동과정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앞서 2004년 서울여대가 여대 중에서는 처음으로 여성학 협동과정을 폐지한 바 있다.

10월 현재 일반대학원 석사학위과정으로 '여성학 협동과정'을 운영 중인 대학은 동덕여대, 서강대, 서울대, 성신여대, 한양대, 연세대(문화학), 상지대, 신라대 등 8개 대학이다. <표 참조> 협동과정이 아닌 '여성학과'를 설치한 곳은 이화여대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3곳이며, 이화여대와 동덕여대, 서울대, 연세대에서 박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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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위에 선 '한국 여성학'

한국의 여성학은 1977년 이화여대에 여성학 교양과목이 개설된 이래 대학 안팎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 여성학 교양과목이 운영되고 있고, 대학원에 석·박사과정이 개설되는 등 제도적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84년에는 한국여성학회가 발족했고, 각 대학에는 여성연구소가 설치·운영 중이다. 지난 2005년에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세계여성학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의 여성학은 외형적 성장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복잡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여성학 협동과정이 대표적인 경우다.

90년대 후반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확대되면서 여성학 연구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고, 당시 10여개 대학에서 여성학 협동과정을 개설했다. 타 학문과의 접목을 통한 학제간 연구라는 특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였다. 학부에 여성학과의 기반이 전무하다보니 운영위원은 다른 학과에서 차출된 교수들로 구성되고, 수업은 대부분 외부 여성학 강사들에게 맡겨졌다. 전임교수가 없는 곳도 부지기수다.

부실한 운영은 결국 '정원 미달학과'라는 꼬리표를 달게 했고, 학교측은 시장논리에 따라 '돈이 안되는 학과'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숙명여대만이 아니다. 김주헌 숙명여대 기획처장은 "아직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다른 학교도 여성학 협동과정을 조만간 폐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학자들은 한국 여성학의 당면 과제로 ▲학부에 여성학과 설치 ▲협동과정의 학과화 ▲여성학 전담교수 충원 등을 제시했다. 여성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학 안에서 여성학의 공간부터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은경 서울대 대학원 여성학 협동과정 전공주임교수는 "어떤 사람들은 여성학과가 없어도 여성학을 배울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 말은 여성가족부가 없어도 여성정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모든 정부정책에 젠더관점을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젠더관점을 생산하고 유지하는 메인스트림이 필요한데, 대학에서는 여성학과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학이 학문적 영역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취업 등 현실적 문제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윤형숙 한국여성학회 회장(목포대 역사문화학부 교수)은 "초창기에는 학문적 성격이 강했지만, 이제는 여성학의 영역을 넓히면서 취업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활로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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