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군 위한 군 여성정책 만들겠다"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cialis manufacturer coupon open cialis online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manufacturer coupon open cialis online coupon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지난 3월 국방부가 스스로 잘못된 규정임을 인정하고 군인사법을 개정했습니다. 최근에는 재판부도 과거 규정에 따른 강제퇴역 처분은 부당하니 결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고요. 하지만 국방부는 '복귀'가 아닌 '항소'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운 듯합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죠. 그래서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꼭 군에 복귀해서 후배 여군들을 위한 여성정책 수립과 군대문화 개혁에 모든 역량을 쏟고 싶습니다."  

'피닉스(불사조)'라는 항공 호출명은 헛말이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양쪽 유방이 없다는 이유로 강제퇴역당했던 여성 헬기조종사 피우진(53) 예비역 중령이 1년여의 끈질긴 '투쟁' 끝에 지난 5일 재판부로부터 강제퇴역 취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지난 3월 퇴역의 근거가 됐던 성차별적 군인사법을 개정한 데 이은 두번째 쾌거다. <본지 3월30일자 923호 참조>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민중기)는 지난 5일 피 중령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유방암 수술 경과가 양호하고 향후 완치 가능성도 90% 이상인 점, 수술 후 정기 체력검정에서도 모두 합격했고, 수술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볼 때 원고가 현역으로 복무하는 데 장애사유가 없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려진 퇴역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오늘날 현역 복무를 단순한 육체적 전투수행에 한정할 게 아니라 군 조직 관리나 행정 업무를 포괄하는 종합적 전투수행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승소판결로 '절반의 성공'을 거둔 피 중령을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만났다. 그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처음에는 28년간 몸담았던 군대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고, 과연 이것이 군대를 사랑하는 옳은 방법이냐에 대해 수없이 고민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후배 여군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그간의 고민을 드러냈다.

피 중령은 이어 "아프더라도 곪은 상처는 제때 도려내야 새살이 돋아날 수 있다"며 이번 행정소송이 군대 개혁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판결 직후 "퇴역처분은 적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내려진 것으로, 법원 판결에 수긍할 수 없다"며 항소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3월27일 "유방이 없어도 그 원인이 암이 아니라면 신체적으로 군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지장을 받지 않는다"며 본인이 희망하면 양쪽 유방이 없어도 심사를 거쳐 현역에 복무할 수 있도록 군인사법을 개정한 바 있다.

피 중령은 "스스로 잘못된 규정임을 인정하고도 퇴역처분이 적법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행정법원에서 고등법원, 대법원으로 장소만 옮겨질 뿐 '퇴역 취소'라는 판결 결과는 똑같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임연희씨를 비롯해 오래 전 연락이 끊겼던 여군 동기들과 다시 만나게 되고, 인권운동가들과 교류가 잦아지면서 생소했던 '인권'에 눈을 뜨게 된 것도 피 중령에겐 큰 성과다. 혹시 자신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받을까봐 군 후배들과 전화통화도 하지 않는 그이지만, 최근 들어 자신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조금씩 걷히고 있음을 느낄 때마다 힘을 얻고 있다.   

"한번은 잘 모르는 남성 중사관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군대 내에서 저에 대해 나쁜 말만 듣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가 쓴 책을 읽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하는 말이 '이 책의 절반만 진실이라고 해도 군대에서 돌아다니는 이야기는 현실을 너무나 왜곡하고 있다. 가슴이 아플 정도다. 본의 아니게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기회가 되면 함께 근무하고 싶다는 말도 했습니다."

군대의 경직된 사고와 관료주의, 성차별과 맞서 싸우면서도 "군인일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피 중령. '피닉스'가 다시 창공을 날게 될 날도 그리 머지않아 보인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