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선대위원장직 고사… 명예직·고문 맡을 가능성
한명숙: 현재 이해찬 후보의 선대위원장… 지원에 총력
심상정: 결선서 지지표 절반 육박… "역할은 지금부터"
승리자 입장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머쥔 데 대한 부담감뿐 아니라, 12월 본선에서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경선 패배자들을 포함한 이들의 지지층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로 하여금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든다.
현재 박 전 대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의원들이 모임을 가지면서 독자 세력화 구축이 거론되고 있는 데다, 팬클럽인 '박사모'의 경선 불복 농성이 계속되면서 상황이 어디로 튈지 모르게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박 전 대표가 최근 잇따라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경선과정에 대한 심경 등을 밝히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 대한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명예선대위원장이나 고문을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게 당 안팎의 추측이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측근을 통해 선대위원장을 맡기는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이 후보측은 거듭 박 전 대표를 명예선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또 최고위원 두 자리와 사무부총장 인선을 박 전 대표에게 일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측이 추석연휴 기간 중 박 전 대표측에 여러가지 당 화합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해 박 전 대표 주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측근은 "이 후보 쪽에서 아직 공식 제안이 없었을 뿐더러 주변 상황이 지금과 같다면 수락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다른 측근들은 "향후 행보를 위해 명예선대위원장 정도는 맡을 것으로 보인다"는 등 달리 전했다. 그만큼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총리론'도 나오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가 권력을 나눴던 사례를 언급하며, 박 전 대표가 향후 정권에서 5년간 책임총리를 보장받는 선에서 이 후보를 도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선주자 기근에 시달린 여권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대통합민주신당의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 9월14일 "이해찬 후보 중심으로 지지를 얻도록 단일화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겠다"며 스스로 본경선 문턱에서 대권 도전장을 내려놓았다.
한 전 총리는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온화한 이미지에 힘입어 지지율 면에서 선전했고, 특히 각계각층 여성들의 지지를 이끌어냈었다. 그는 현재 유시민 전 장관, 이창복 전 의원과 함께 이해찬 후보측의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지원사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전 총리의 대변인이었던 김형주 의원은 "우리 지지자 중 곧바로 이해찬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도 있는 만큼 한 전 총리가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면 효과는 금방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이 후보가 강원지역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한 전 총리측의 지원 등 단일화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역전극은 없었으나 확실한 '沈바람'을 일으킨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의 추후 행보는 아직 확실히 결정된 바 없지만 연말 대선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길 후보가 노회찬 의원과 심 의원에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할 뜻을 피력했고, 심 의원 역시 "멋지게 어시스트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가능성이 크다.
또 심 의원이 이번 결선투표에서 절반에 가까운 47.26%의 지지를 얻으면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지금부터라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당 혁신론'을 전면에 걸었다는 것과 승복연설을 통해 "당의 과감한 변화를 바라는 당원동지들의 열망을 바탕으로 앞으로 혁신의 '심바람'을 더 강력하게 불게 하겠다"고 말한 점에 비춰볼 때 당 혁신작업에도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신당 예비경선에서 6위로 아깝게 고배를 마신 추미애 전 의원은 9월19일 KBS 방송에 출연해 신당의 정강정책을 연설하는 자리에서 신당의 '붐업'을 위한 역할론을 자임하고 나섰다.
추 전 의원은 "신당이 국민경선을 진행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많이 발생하고 참여율도 매우 저조해 조직선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면서 "국민이 환골탈태했다고 느낄 때까지 전력을 다해 뛰고 또 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