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성·생식 보건권리에 대한 인식은 1994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인구개발회의에서 발표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해외 각국은 일찍부터 청소년 성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성공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의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 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본다.

네델란드 - 청소년의 성 인정하는 성공적인 성교육 모델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10대 임신율을 보이고 있어 성공적인 성교육 모델로 꼽히는 나라다. 네덜란드에서는 청소년의 성적 욕구를 인정하고, 피임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며, 예방 중심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포괄적인 조기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의 성교육 정책인 'RAP'는 '청소년은 섹스할 권리(Right)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를 용인(Accept)해야 하며, 이들이 참여(Participate)하고 발언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성에 대한 책임을 청소년 스스로가 느끼게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 성관계에서 피임기구를 사용하는 비율은 85%에 이른다는 통계자료는 네덜란드의 성교육이 성공적임을 보여준다.

벨기에 - '굿 러버스' 개념 하에 관계맺기 교육

벨기에의 성교육은 '관계와 성에 관한 교육'으로 불리며 '굿 러버스'(Good Lovers)라 이름지은 총체적인 성교육 개념 하에 이뤄진다.

벨기에의 성교육기관 센소아가 제작한 성교육을 위한 2개의 전시물 '두 마리 곰 훔쳐보기'와 '굿 러버스'는 이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예. '두 마리 곰 훔쳐보기'는 유아(3~6세)와 어린이(7~12세)를 대상으로 한 전시물. 임신한 산모 배 안의 모습과 성장하는 아기의 모습을 보는 유아용 부분과 남녀의 몸의 차이와 월경주기의 개념을 배우고 섹스에 대한 단어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된 어린이용으로 나뉜다. 청소년(12~16세)을 위한 '굿 러버스'에서는 만화영화 '섹스에 관한 지침' 상영, 타인과의 관계 맺기, 임신 및 피임 등이 다뤄진다.

홍콩 - 유아기부터 성평등 교육으로 가부장문화 타파

 

홍콩은 중국 문화의 전통을 따르고 있어 유교적인 가부장적 문화가 남아있다. 홍콩의 성교육은 1936년 설립된 '홍콩가족계획연합'(FPAHK·the Family Planning Association of Hong Kong)이 70년대부터 학교, 사회서비스기관, 청소년기관들과 협력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의 프로그램은 연령별로 대상을 나누어 실시된다. 5~8세의 어린이들에게는 소년과 소녀가 동등한 재능과 성격,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9~12세에게는 남녀에게 구별된 고정관념을 깰 것과 성적 학대를 당했을 때의 대처법을 가르친다. 13~18세의 청소년들에게는 사춘기의 변화, 성적 행위에 있어서의 결정권과 안전한 섹스, 성희롱과 성폭력 등을 교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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