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의 기본단위는 '세포'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왜 세포를 생명체의 기본단위라고 할까? 생명체를 정의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자기와 동일한 개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즉 자기 복제를 통해 증식할 수 있는가인데 그 가장 작은 단위가 세포이기 때문이다.

세포의 크기가 보통 50~100μm(우리가 사용하는 자의 가장 작은 눈금인 1㎜의 10 내지 20분의 1)이니, 눈에 보이는 개체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세포가 필요할지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사람은 약 수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니,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가 수많은 복제와 증식을 수행하여야만 개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데 세포를 관찰하면서 매우 신기한 사실은 그것이 어떤 조직에서 유래한 세포이든 자기 자신의 적당한 크기를 안다는 것이다. 신비롭게도 세포들은 자신이 얼마만한 크기까지 성장해야 할 것을 알고, 크기가 더 커지면 둘로 나누어 2개의 개체를 만들지, 혼자 더 욕심을 갖고 커지는 경우가 없다. 그래서 실험실에서 세포를 키워보면 아주 비슷비슷한 크기의 균질한 집단이 만들어진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세포가 이미 다른 세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그 세포들을 올라타고 자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즉 곁에 다른 세포가 있다는 것을 알면 성장과 분열을 멈추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몸속 조직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에서 특정 조직의 일부를 잘라내면 원래 그 조직의 크기를 재생할 수 있을 때까지만 세포의 증식이 이루어지고, 그 이후에는 성장을 멈추게 된다. 그래서 수많은 세포들이 모여 조화롭게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예외가 있다. 바로 암세포와 암 조직이다. 대부분의 경우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매우 커져 있고 이웃이 있어도 그 이웃을 올라타고 자라며 증식한다. 또 우리가 보통 암의 전이(轉移)라고 부르는데, 피를 타고 다른 조직으로 원정을 가서 증식하기까지 한다. 이처럼 암세포는 효율과 생산성 면에서 매우 탁월하다. 그런데 이런 암세포의 효율과 생산성이 궁극적으로는 세포들의 공동체라고 볼 수 있는 생명체를 파괴하고, 결국 함께 공멸하는 원인이 된다.

이 세상에서 인류가 함께 생명을 유지하는 방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 자신의 크기를 알고 이웃이 곁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 자신의 증식 욕구를 조절할 수 있어야만 소위 요즘 말하는 'win-win' 즉 함께 잘 사는 삶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생산성과 효율을 주된 가치관으로 내세우면서 암세포같이 무조건 증식하고 번성하는 것을 개인과 국가 모두 최선의 가치로 소망하고 있지는 않은지, 가끔은 염려스럽다. 세포를 기르면서 자신의 분수를 알고 공동체의 법칙을 이해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세포에게 그 지혜를 배우고 싶어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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