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부터 '경력개발' 가능한 곳으로

해마다 많은 여성들이 학교 문을 나서면서 직장을 구하게 된다. 직업이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의미를 강하게 지니게 되면서 과거 어느 세대보다도 신세대 여성들은 구직활동에 열심이다. 그러나 경기적인 요인이나 비가시적인 사회구조적 요인 등으로 여성의 취업은 매우 어렵다.

취업한 경우 미혼여성의 절반 정도는 사무직으로 일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 육아 시기를 거치면서 사무직의 경우 쉽게 직장을 그만두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졸 이상 여성의 고용률은 OECD 국가에서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요즘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일자리 여성의 경우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여성들이 고용 유지를 이행할 확률이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 여성 스스로도 계속 직장에 남아있는다 하더라도 임금 상승폭이 낮고 비전이 없다고 판단해 직장을 쉽게 떠나게 된다. 

그러나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하고자 하는 기혼여성이 적절한 숙련과 경력을 갖고 있더라도 들어갈 직장이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한국 기업의 내부 노동시장 관행은 한번 경력단절을 경험한 기혼여성이면 자신의 경력과 숙련에 걸맞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경력단절 기혼여성들은 새로 입사해 밑바닥에서 시작하거나, 기존의 경력과는 무관한 전혀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제 새롭게 취업하려는 여성들은 자신의 경력을 꾸준히 개발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을 필요가 있다. 많은 여성들이 첫 직업으로서 사무직 등에서 단순업무에 종사하게 되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직장에 안착하고 준전문직 및 전문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경력개발을 해야 할 것이다. 현재처럼 좋은 일자리들이 주로 같은 업종이나 직장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자리를 옮겨다니는 '내부 노동시장'에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첫 직장에 들어간 후 노동시장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대학 선택시 전공분야를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대학 졸업반이 되기 이전에 꾸준히 직장생활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조사를 보면, 여대생의 경우 남자 대학생들보다 취업의식이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난다.(이상민·장기영·김선희, 2004)

취업과 관련된 정보 수집의 취약성이나 약한 인적 네트워크가 문제이나 더 큰 이유는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 비해 뒤늦게 취업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여학생이 4학년이 되어서야 취업 준비를 하거나 많은 경우 졸업 후에 취업 준비를 하다보니 자신의 적성과 특기를 전혀 살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시간에 쫓겨 일자리를 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여대생의 경우 조직문화나 기업에 대한 이해도 제고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지식을 쌓고, 그 기업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기본적인 구직활동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채용의 주체인 만큼 기업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준비하는 것은 취업 후 기업 내 조직에 적응하는 것이나 잦은 이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

또 다른 조사에 의하면, 현재 대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의 하는 일이나 요구 능력에 대해서도 '잘 안다'고 응답한 사람이 평균 65% 정도이다.(한국고용정보원, 2007) 평생직장과 더불어 평생직업을 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직업의 선택과 함께 그 분야의 직장, 직업이 원하는 능력 파악과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 등에 철저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이 평생 직업생활을 결정할 수 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직업과 관련, 직장 및 직업능력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준비 하에 평생직장이 아니라 평생 직업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면 구직의 문은 그리 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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