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 획일화의 사회 보여주는 척도
영화에 대한 진지한 논의 상실…유혈 공간으로 변모한 인터넷

영화 '디 워'가 일종의 현상이 되어버렸다. 시작은 평이했다.

'디 워'(D-War)의 시사회가 있은 후 언론과 평단이 평점과 평가를 게재했다. '기대는 높았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가 대개의 의견이었다. 객관적으로 종합해보자면 이렇다. CG(컴퓨터 그래픽)는 좋았다. 우려를 넘어서 어색함을 지웠다. 6년 전 '용가리'의 어설픔은 사라졌다. 하지만, 스토리는 어설프다. 조선에서 현재 LA로 진행되는 서사는 비약에 가깝다. 연기가 어색하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절반의 성공이며 절반의 실패다.

엄밀히 말하자면 업과 다운으로 결정되는 평단의 결정은 다운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섬 다운 표지가 마치 글래디에이터의 사형선고처럼 그 의미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평단과 언론의 평가를 일종의 사형선고이자 추방문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소위 현학적 어휘로 일관하는 엘리트 집단에 대한 거부감으로 구체화되었다. 영화에 대한 불만족을 표방한 매체와 언론들은 일거에 공공의 적이 되었다. 심형래 감독의 진심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수작으로 비춰진 것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디 워' 논란은 여러 가지 점에서 우리나라 네티즌 문화의 장단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는 현상이고 사태이다. 네티즌 공간, 그러니까 인터넷 댓글 공간은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가능케 했다. 중요한 것은 이 의사표현은 곧잘 익명성을 동반한다는 사실이다. 이송희일 감독 사건은 이러한 점과 깊이 연루되어 있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에 대해 이송희일 감독은 개인 블로그를 통해 날카로운 비판을 퍼부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글이 노출되었고,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 공간을 침략해 순식간에 서버를 다운시켰다. 논리도, 반박도, 그리고 논쟁도 선정적이었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 사회가 의견의 제시를 넘어 폭력적 획일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갖는 태도는 반대라기보다 반감에 가까워 보인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바보 혹은 정신병자로 취급할 수는 없다. 이야 말로 위험한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인터넷이라는 유례없는 민주적 공간은 수많은 사람들의 공격적 언사로 온통 유혈사태다.

논란에 힘입어 영화는 흥행 순항 중이다. 논란이라는 글자만 앞설 뿐 논란의 주제가 무엇인지는 점차 희석되어 간다. 누구도 이 영화에 대해 심각하면서도 진지한 접근을 하지 않는다. 누가 논란을 부추기고, 누가 논란에 가속도를 붙일까? 논쟁과 논란 주변에서 서성일 것이 아니라, 그 내부로 진입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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