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로스쿨' 시장…
주부도 직장인도 인생역전 꿈
뜨거운 '로스쿨' 시장…
주부도 직장인도 인생역전 꿈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7.07.27 15:38
  • 수정 2007-07-27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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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법지식 없이도 도전 …로스쿨 준비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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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IT업체에서 5년차 PM(Project Manager)으로 일하고 있는 김정희(32)씨는 최근 서울 신림동의 한 법학원에 수강신청을 했다. "노후를 대비하려면 전문직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2009년에 개교한다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로운 법조인 양성시스템인 로스쿨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사전 법학지식이 없어도 입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창구로 각광받고 있다. 김씨의 선택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로스쿨 관련 사교육 시장 1000억대

로스쿨법 통과로 기존에 사법고시를 포기했던 사람들이나 인생역전을 꿈꾸는 직장인들이 몰리면서 관련 사교육 시장이 과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로스쿨 시행의 최대 수혜자는 고시학원"이란 말이 돌 정도다. 로스쿨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되는 것이라 수험생들이 혼자서 준비하기가 힘들고, 관련정보를 얻기도 힘들어 고시학원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고시학원들은 로스쿨법이 국회에 처음 제출된 3년 전부터 준비를 해오다 국회 통과 소식이 들리자마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법학원 중 하나인 한림법학원의 조대일 부원장은 "현재 300억~400억원 규모인 사법고시 시장이 로스쿨 체제로 전환되면 연간 1000억원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림법학원은 로스쿨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법학적성시험'(LEET·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과 유사한 미국의 로스쿨 입학시험인 LSAT 기출문제 분석, 로스쿨 특별과정 커리큘럼 마련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8월 중에 서울 강남에 로스쿨 전담학원을 설치할 예정이다. 다른 법학원들도 마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법학원뿐 아니라 편입 학원, 공무원 학원, 의·치의학전문대학원 대비 학원, 논술전문 학원 등 기타 교육업체들도 로스쿨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로스쿨 관련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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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도 직장인도 변호사 될 수 있다

로스쿨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학사학위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주부도 변호사가 될 수 있다'지만 거꾸로 말하면 고졸 출신으로 사시에 패스한 '노무현 신화'는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말도 된다.

로스쿨 입학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에는 법학지식을 묻는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 아직 문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시험요강을 준비 중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LEET는 법조인에게 필요한 논리력, 추론능력, 이해력, 합리적인 사고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다. 따라서 언어, 철학, 역사 등 인문사회과학 전공자에게 유리하다.

또한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춘 변호사를 양성하겠다는 설립 취지에 맞춰 정원의 3분의 1 이상은 법학 이외 전공자로 뽑도록 의무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법대의 인기는 낮아지고 현재 비인기학과로 여겨지는 철학과 등이 인기학과로 뜰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05년 의·치의학대학원이 생기면서 생물학과와 화학과 등 관련 기초과학 전공이 인기학과로 부상했다.

로스쿨 제도가 최근 법조계의 여풍(女風)을 이어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대일 부원장은 "현재 법학원 수강생의 40%가량이 여성이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일반 직장에서 승진에 한계를 느끼는 여성들에게 로스쿨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화여대의 경우 가정법률상담소, 여성연구소 등 기존 학교기구들을 활용해 로스쿨에서 가족법, 여성인권, 성문제 등을 특화시키겠다고 밝히며 예비 여성법조인들을 부르고 있다.

"귀족 로스쿨은 일부 대학만의 잔치"

로스쿨 준비생들이 염두에 둬야 할 점 중 하나가 변호사가 되기까지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어학이 중요한 입학기준이라 어학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입학시험에 법학문제가 나오지는 않지만 비전공자라면 기본적인 법학지식도 공부해둬야 한다.

로스쿨 입학 후에도 만만치 않은 학비를 감당해야 한다. 기존에는 대학에 다니며 고시를 준비하고 합격한 후엔 월급을 받으며 사법연수원을 다녔지만, 로스쿨의 경우 1년에 1500만~2000만원의 학비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험준비를 위한 비용까지 합하면 3년 동안 1억원 안팎이 드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돈이 없으면 변호사가 될 수 없다'는 말이 나오면서 '귀족 로스쿨', 혹은 '부의 세습'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로스쿨 학생에 대한 정부 보증 학자금대출제도, 저소득층 또는 차상위 계층에 대한 입학정원 쿼터제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김엘림 젠더법학회 회장(한국방송통신대 교수)은 "로스쿨법은 로스쿨에 선정되는 소수 대학들만의 잔치"이며 "선정된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 사이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또한 "법학대학이 설립된 취지가 고시로만 흐르는 풍토를 지양하고 교양 쪽으로 저변을 넓히려고 한 것"이라며 "소송기술을 강조하는 로스쿨 교육은 이런 취지와도 위배되며, 법학에 대한 기본 소양에 소홀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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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법률 서비스료 저렴해질까

애초에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것은 변호사의 수를 늘려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저가로 제공하고, 변호사의 전문능력을 향상시키며,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다.

로스쿨 법이 처음 제출된 후 정부의 승인기준에 맞추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온 법학계는 법안 통과를 반기고 있지만, 변호사들은 고비용으로 인한 법조인 배출은 또 다른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로스쿨 정원 결정 문제에서 법학계와 변호사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국법학교수회(회장 이기수 고려대 교수)는 최근 개최한 '로스쿨의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로스쿨 정원은 3000~4000명 선이 적정하다고 주장했다. 정용상 부산외대 교수(한국법학교수회 사무총장)는 "우리나라 변호사 1인당 국민 수는 9564명으로 OECD 국가 중 꼴찌이고, 전국 250여개 시·군·구 중 변호사가 없는 무변촌이 120여개에 이르고 있다"면서 "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 숫자가 늘어나야 법의 사각지대가 사라지고 적은 비용의 법률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가 주장한 우리나라 적정 변호사 수는 8만명. 현재는 그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대한변호사협회 측은 국내 법률시장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불과한데 로스쿨 정원을 갑자기 늘리면 공급 초과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1000~1200명 선으로 묶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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